‘올드맨’ 허민회, CJ 대표로 복귀…‘30대 영맨’ CEO 첫 발탁(종합)

입력 2024-11-18 16:21 수정 2024-11-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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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허민회ㆍ김홍기 '2인 대표 체제' 유지

CJ 경영지원 대표에 '올드맨' 허민회...대외업무 총괄
CJ CGV·CJ ENM 커머스부문 대표 신규 선임
90년생 방준식 CJ 4DPLEX 대표…'영 리더' 선발기조
"안정 속 쇄신 기조…성과 중심으로 연중 수시 인사"

▲허민회 신임 CJ주식회사 경영지원 대표. (사진제공=CJ)
▲허민회 신임 CJ주식회사 경영지원 대표. (사진제공=CJ)

CJ그룹이 ‘안정 속 쇄신’을 위해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를 지주사로 다시 불러들였다. 이로써 지주사 CJ주식회사는 기존 김홍기 대표와 신규 허민회 대표 투톱 체제가 유지된다.

CJ그룹은 18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허민회 대표가 CJ주식회사 경영지원 대표로 선임됐다. 허 대표를 대신할 CJ CGV 신임 대표이사에는 정종민 CJ CGV 터키법인장이,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에는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사업총괄이 각각 내정됐다. 그룹 사업 전반의 속도감 있는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실행을 위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유임됐다. 다만 안정 속 쇄신과 영 리더(Young Leader) 선발 기조에 따라 그룹 최초 '30대 CEO'가 탄생했다.

CJ그룹 측은 “대내외 위기 상황에서 그룹의 핵심 가치인 온리원(ONLYONE)정신을 재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CJ는 CJ주식회사의 기존 2인 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허민회 신임 대표가 경영지원대표를 맡아 그룹 전반의 대외 업무를 총괄한다. 경영대표와 경영지원대표를 겸직했던 김홍기 대표는 경영대표직만 맡는다. 작년 말까지 CJ는 김홍기·강호성 대표 체제였으나 강 대표가 사임하면서 그동안 김 대표 혼자 회사를 이끌어왔다.

◆허민회 대표, 그룹 안정적 성장과 3세 승계 뒷받침할 듯

허 대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로, 숫자에 밝은 '재무통'이다. 실행력과 추진력도 강해 CJ그룹과 계열사가 어려울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2013년 CJ그룹이 총수 부재 등으로 위기일 때 CJ주식회사 경영총괄 부사장을 맡아 비상경영 체제를 이끌었다.

1962년생인 허 대표는 부산대 회계학과 졸업 후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MBA) 석사과정을 마쳤다. 1968년 CJ제일제당 입사 이후 △CJ푸드빌 운영총괄 △CJ푸드빌 대표 △CJ올리브네트웍스 총괄대표 △CJ오쇼핑 대표 △CJ ENM 대표 △CJ CGV 대표 등 주요 계열사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

허 대표는 각 계열사 대표를 맡을 때마다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을 해냈다. 직전 대표를 맡은 CJ CGV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경영난에 처했던 대표적 기업. 2020년 12월 허 대표가 긴급 투입되면서 영화관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CJ CGV는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허 대표가 10년 만에 지주사에 복귀한 것은 CJ그룹이 '안정 속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CJ그룹은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인해 사상 초유로 2024년도 인사를 2윌에 발표하는 ‘늦깎이 인사’를 했다. 핵심 계열사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대표를 교체하며 쇄신을 꾀했다. 그로 인해 2025년도 인사는 소폭으로 단행됐으며, 허 대표의 지주사 복귀가 핵심이다. 허 대표는 대외업무를 총괄하며 그룹의 경영 안정과 승계작업을 도울 전망이다.

CJ그룹은 2003년만 해도 대기업집단 순위(재계 서열) 24위에 머물렀지만, 차근차근 올라 2020년부터 13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중기 성장엔진으로 △컬쳐 △플랫폼 △웰니스 △서스테이너빌러티 등을 제시했고, 고루 성장 중이다. 다만, 그룹의 근간인 CJ제일제당이 길어지는 내수 부진 등으로 대책을 찾고 있다.

CJ그룹은 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장녀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최근 지주사 CJ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오너일가 지분이 높아 승계의 키로 불리는 CJ올리브영은 올해 처음 배당 규모를 축소했다.

특히 오너일가 지분이 높아 ‘승계의 키’로 불리는 CJ올리브영은 올해 처음으로 배당 규모를 축소했다. CJ올리브영의 배당 축소로 CJ그룹이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밟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배당을 줄이면 미처분 이익 잉여금이 늘어나면서 기업의 순자산 가치가 증가하고, 자산 가치가 증가하면 주식 가치가 상승하며 승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허 대표는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와 경륜을 바탕으로 대외업무 총괄과 그룹 중기전략 실행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적임자”라고 말했다.

◆성과 중심 인사…90년대생 CEO 그룹 최초 발탁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 겸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왼쪽),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 (사진제공=CJ)
▲윤상현 CJ ENM 대표이사 겸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왼쪽),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 (사진제공=CJ)

CJ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성과 중심으로 인재를 배치하고 젊은 피를 수혈했다.

CJ ENM 엔터테인먼트부문과 커머스부문 대표를 겸임했던 윤상현 대표는 CJ ENM 대표이사와 엔터테인먼트 부문 대표를 겸한다.

CJ ENM 커머스부문 대표에는 이선영 CJ ENM 커머스부문 사업총괄이 승진, 내정됐다. 이 신임 대표는 2000년 CJ오쇼핑에 신입으로 입사, CJ ENM 커머스부문 브랜드사업부장, MD본부장 등을 거쳤다. ‘미디어 커머스 큐레이션 플랫폼’ 진화를 추진하고 ‘원플랫폼 전략’을 바탕으로 신규 상품 카테고리와 브랜드를 발굴해 경쟁력을 높인 성과를 인정받았다.

▲정종민 CJ CGV 신임 대표(왼쪽), 방준식 CJ 4DPLEX 신임 대표. (사진제공=CJ)
▲정종민 CJ CGV 신임 대표(왼쪽), 방준식 CJ 4DPLEX 신임 대표. (사진제공=CJ)

CJ CGV 신임 대표에는 정종민 CJ CGV 터키법인장이 내정됐다. 2012년 CJ CGV에 합류해 마케팅담당, 국내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2020년부터 터키법인을 총괄하며 사업 구조를 혁신하고 효율적 운영을 통해 사업 건전성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CJ그룹은 90년대생 CEO도 사상 처음 발탁했다. CJ CGV 자회사 CJ 4DPLEX 신임 대표에 1990년생 방준식 경영리더를 내정한 것. 방 신임 대표는 2018년 CJ 4DPLEX에 합류해 콘텐츠사업팀장, 콘텐츠사업혁신TF장 등을 거쳤다. 올해 2월부터 콘텐츠본부장을 맡아 BTS '옛 투 컴 인 시네마', 콜드플레이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등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해 글로벌로 유통하는 등 매출 성장에 이바지했다.

신임 경영리더(임원)에는 21명이 이름을 올렸다. 신임 경영리더의 평균 연령은 44.9세로, 1980년대생이 12명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극장 사업의 혁신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도하기 위해 젊은 인재 역할을 과감히 확대했다”고 말했다. 다만 3세인 이선호ㆍ이경후 실장의 승진은 없었다.

CJ그룹 관계자는 “’안정 속 쇄신’을 기조로 신상필벌이 이뤄진 인사”라며 “그룹은 최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는 원칙 아래 능력과 성과 중심의 연중 수시 인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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