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그룹이 삼성그룹을 제치고 국내 대기업 가운데 현금 보유액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24일 자산총액 기준 30대그룹 소속 164개 상장사가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말 현재 현대기아차그룹이 보유한 현금은 3조70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2조9874억원보다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9월 말 3조5501억원으로 대기업 중 현금이 가장 많았으나 올해는 3조6855억원으로 전년대비 3.8% 증가한데 그쳐 현대기아차그룹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SK그룹은 전년보다 36.4% 늘어난 3조772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LG그룹은 25.4% 증가한 2조8948억원으로 4위을 기록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41.1% 증가한 2조4562억원으로 5위에 올랐다.
이어 한화그룹이 2조2천56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동국제강그룹도 지난해보다 배 이상 증가한 1조2782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동양제철화학그룹은 지난해 747억원이던 현금이 올해는 6배 이상 증가한 5127억원으로 급증, 조사 대상 그룹 중 현금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한편 30대그룹의 현금은 지난해보다 평균 26.3%가 증가했으나, STX그룹, 롯데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GS그룹 등 10개 그룹은 지난해보다 현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TX그룹의 경우 지난해 1조1632억원이던 현금이 올해는 15.8% 줄어든 9795억원이었고, 롯데그룹도 지난해 9807억원에서 6.8% 감소한 9143억원을 기록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역시 지난해 7903억원에서 올해는 5842억원으로 26.1%가 줄었다.
이밖에 GS그룹이 전년 대비 25.4% 감소한 4862억원이었고,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8161억원이던 현금이 올해는 절반 수준인 435억원으로 급감, 최고 감소율을 기록했다. 대한전선그룹도 전년보다 45.5% 감소한 1907억원에 그쳤다.
현금 보유액이 500억원 안팎에 불과한 코오롱, 동부, 동양 등 3개 그룹의 경우 지난해보다 현금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동양그룹의 경우 지난해 480억원이던 현금이 올해는 40.4% 감소한 286억원으로 크게 하락해 조사대상 그룹 중 꼴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