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언론문화포럼(회장 임철순) 주최로 열린 제 15차 세미나에서 김 이사장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국정교과서 문제’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김 이사장은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강행을 문제삼으며 “현 정부의 불만은 민중사관 역사수정주의, ‘종북’ 경향에 빠져 산업화의 성과를 경시하는 의식”...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왼쪽 다섯번째), 임철순 이투데이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왼쪽 여섯번째)을 비롯한 내빈들이 2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동아시아 속의 한국 민주주의와 국정교과서’ 세미나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음수사원(飮水思源), 김영삼 대통령의 서거를 깊이 애도하면서’라고 썼다. 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에서 왔는지 근원을 생각하듯 지금 민주주의가 어디에서 왔는지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글은 관계가 틀어진 김 전 대통령과 이 전 총재의 화해 표시이기도 했다.
음수사원의 출전은 중국...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쓴 사람은 의심하지 말라.”[疑人勿使 使人勿疑] 사필(謝泌)이라는 사람의 말이라고 중국 송사(宋史)에 기록돼 있다. 使를 用으로 쓴 자료도 많다. 이 말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경영철학이었다고 한다.
서경 대우모(大禹謨)에서는 익(益)이 비슷한 말을 한다. 우와 익이 순임금에게 진언하는 대목이다. 익은 우임금이 선위(禪位)하려...
“영광의 시간은 짧았지만 고통과 고뇌의 시간은 길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사에서 비통하게 한 말이다. 1993년 취임 초기에 절대적인 인기와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이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어 물러났으니 고통과 고뇌가 컸을 것이다.
그러면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고통과 고뇌 없이 행복하거나 행복했던가? 우리에게는 왜 행복한 전직 대통령이 없는...
22일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생전에 즐겨 쓰던 말은 대도무문(大道無門)이었다. 큰 도리나 정도(正道)로 나가면 거칠 것이 없다, 누구나 그 길을 걸으면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김 전 대통령은 취임 5개월 만인 1993년 7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대도무문’ 휘호를 선물했다.
대도무문은 본래 불교에서 나온 말이다. 깨달음에 이르는 데는 정해진...
순(舜)은 우(禹)에게 선위(禪位)를 하면서 칭찬부터 했다. “홍수는 나를 불안하게 했으나 믿음을 기르는 데 성공하여 공을 이룬 것은 오로지 그대의 현명함 덕분이오.”[降水儆予 成允成功 惟汝賢]
순은 “하늘의 역수(曆數)가 그대 몸에 있으니 그대는 끝내 왕위에 오를 것이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임금으로서의 자세를 이렇게 알려주었다. “사람의 마음은...
상벌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서경 순전(舜典)에 의하면 순임금은 과실과 재난으로 지은 죄는 용서했지만 죄를 끝까지 회개하지 않으면 사형에 처했다. 그런 순이 공공(共工) 환도(驩兜) 삼묘(三苗) 곤(鯀) 등 이른바 사흉(四凶)을 유배 보내거나 참했다. 곤은 전임 요(堯)임금 때 치수(治水) 책임자가 되어 9년이나 공을 들였는데도 오히려 홍수가 더 심해졌다. 그 곤의 아들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두 가지 기틀이 있으니 형벌과 덕이다.”[治國有二機 刑德是也] 설원(說苑)의 정리(政理)편에 나오는 말이다. “왕도정치는 덕을 숭상해 나중에 형을 베풀며 패도정치는 형과 덕을 병행하고, 강압정치를 하는 나라는 먼저 형을 쓰고 나중에 덕을 베푼다”는 말이 이어진다.
계속 인용한다. “무릇 형과 덕이라는 것은 교화가 이로부터 흥하게 되는...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하는 것일까. 춘추시대의 정자산처럼 하면 될 것이다. 성명은 공손교(公孫僑), 자산(子産)은 그의 자다. 정(鄭)나라 목공의 손자여서 흔히 정자산이라 부른다. 정은 소국인 데다 진(晉)과 초(楚)라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 줄타기 외교를 할 수밖에 없었다. 자산은 기원전 547년 재상에 임명돼 기원전 522년 세상을 뜨기까지 정치를 혁신하고 실용적인...
우(禹)에게 구덕(九德)을 설명한 뒤 고요(皐陶)는 아래와 같은 말을 한다. 새로 즉위한 순임금 앞에서 두 중신이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다.
“그중 삼덕만이라도 갖추면 집안을 다스릴 만하니 경대부(卿大夫)는 될 수 있고, 여섯 가지만 갖추면 나라를 다스릴 만한 사람이니 제후가 될 수 있다. 천하를 다스릴 사람은 이러한 덕을 갖춘 사람들을 모두...
우두머리가 너그럽기만 하면 그 나라, 그 조직은 문란해지기 쉽다. 너그러움과 엄격함이 조화돼야 한다. 그렇게 조화를 이루는 것을 관맹상제(寬猛相濟)라고 한다. 관이제맹(寬以濟猛) 맹이제관(猛以濟寬)도 비슷한 말이다.
중국 춘추시대 정(鄭)의 정치가 공손교(公孫僑:정자산)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대신 자태숙(子太叔)에게 먼저 너그러운 정치를...
11월 9일은 세계 자유의 날, 13일은 세계 친절의 날이었다. 그리고 16일은 국제 관용의 날이다. 자유 친절에 이어 관용을 강조하는 날을 앞두고 파리에서 벌어진 동시다발 테러는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를 분노와 비탄에 빠뜨렸다. 개인이든 문명이든 남의 허물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게 중요한데, 이런 일을 당하고도 관용을 말할 수 있을까....
[하루 한 생각] 11월 15일 採薪之憂(채신지우)
나무를 할 수 없을 만큼 병이 들다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동양에서는 병에 걸리는 것을 심신의 조화가 깨진 것, 즉 위화(違和)라고 했다. 남의 병을 조심스럽게 물을 때 귀체위화(貴體違和)시냐고 했다. ‘남사(南史)’ 효의(孝義) 유풍전(劉渢傳)에 “공은 병에 걸려 세상을 떴다”[公去歲違和]는 말이...
세종은 고기가 아니면 수라를 들지 않을 정도로 육식을 좋아했다. 상왕(태종)이 “주상은 사냥을 좋아하지도 않고 몸도 뚱뚱하시니 건강을 좀 챙겨야 한다”고 걱정했을 정도다. 재위 8년이던 1425년 세종은 두통과 이질에 시달리면서도 명나라 사신단을 맞이했다.
이때 사신단을 수행한 명나라 의원이 세종을 진맥하고, “상부는 성하고 하부는 허한데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38년 전, 내가 ‘3천만의 호구’ 방위병으로 복무할 때의 이야기다. 나는 어느 예비군교육장에서 24시간 근무를 하고 이틀을 쉬는 초병(哨兵)으로 거의 ‘날라리’ 군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때 ‘지평선은 말이 없다’던 작대기 하나짜리 2병이었던 나는 정문과 무기고 강당을 돌아가며 보초를 서고 현역들 밥 해먹이고 빨래해주고 밤중에 라면 끓여다...
농사는 토지를 개척해 곡식을 심는 것이다. 한서(漢書) 식화지(食貨志)는 사민(四民, 사농공상)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썼다. “배움으로써 자리를 차지하면 선비라 하고, 땅을 개척해 곡식을 기르면 농민이라 하고, 교묘함을 지어 물건을 만들면 장인이라 하고, 재물을 통해 재물을 팔면 상인이라 한다.”[學以居位曰士 辟土殖穀曰農 作巧成器曰工 通財鬻貨曰商] 여기...
농부의 삶은 소박하고 그 마음은 정직하고 순박하다. ‘농부아사(農夫餓死) 침궐종자(枕厥種子)’라는 말에서도 농부의 우직함과 성실함을 읽을 수 있다. “농부는 굶어죽더라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는 뜻이다. 농민에게 씨앗은 목숨과 바꿀 만큼 소중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종자주권’이 약해 농민들이 베고 죽고 싶어도 그럴 만한 씨앗이 부족하다.
‘농부아사...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로 아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이날은 농업인의 날이며 눈의 날이다. 쌀 소비를 촉진하자는 가래떡데이이기도 하다.
눈의 날은 대한안과학회가 1955년에 11월 1일로 정했으나 1973년 보건의 날(4월 7일)을 제정할 때 통폐합됐다가 1989년 부활했다. 11월 11일은 눈이 웃는 모양을 상징한다고 한다.
농업인의 날은 더 기구하다. 일제강점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