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13일 治本於農(치본어농)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은 농사

입력 2015-11-13 10:45 수정 2015-11-1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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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농사는 토지를 개척해 곡식을 심는 것이다. 한서(漢書) 식화지(食貨志)는 사민(四民, 사농공상)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썼다. “배움으로써 자리를 차지하면 선비라 하고, 땅을 개척해 곡식을 기르면 농민이라 하고, 교묘함을 지어 물건을 만들면 장인이라 하고, 재물을 통해 재물을 팔면 상인이라 한다.”[學以居位曰士 辟土殖穀曰農 作巧成器曰工 通財鬻貨曰商] 여기 나오는 辟土(벽토)는 원래 開國(개국)과 짝을 이루는 큰 개념의 말이다.

예부터 농사를 정본(政本), 정치의 근본이라고 했다. 농위국본(農爲國本), 농업이 국정의 근본이라는 말도 있다. 천자문의 ‘치본어농 무자가색(治本於農 務玆稼穡)’과 통한다. ‘농사짓는 일을 나라의 근본으로 삼아 씨 뿌리고 거두기에 힘쓴다’는 뜻이다.

고려가 망하자 숨어버린 두문동(杜門洞) 칠십이현(七十二賢) 중에 원천석(元天錫• 330∼?)이라는 분이 있다. “흥망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도 추초(秋草)로다/오백 년 왕업이 목적(牧笛)에 부쳤으니/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하노라”라는 시조를 쓴 사람이다. 그의 시 ‘즉사(卽事)’에 “치본어농은 정치의 맨 먼저 할 일/성군이 쟁기를 쥐고 몸소 밭을 가네”[治本於農政所先 聖君躬秉耒耕田]라는 구절이 있다. ‘태평한 세상에 몸소 밭을 간다’는 성세궁경(聖世躬耕)을 그리워한 시인 것 같다.

왕이 직접 농사를 짓는 것을 친경(親耕), 왕비가 직접 누에를 치는 것을 친잠(親蠶)이라고 했다. 왕이든 누구든 몸소 씨 뿌리고 농사를 짓는 것은 궁경가색(躬耕稼穡)이다. 노계(蘆溪) 박인로(朴仁老•1561~1642)의 누항사(陋巷詞)에도 “궁경가색(躬耕稼穡)이 내 분(分)인 줄 알리로다”라는 말이 나온다. ‘치본어농 무자가색’ 중에서 무자가색에 대해서는 5월 2일자에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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