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1월 21일 罰弗及嗣(벌불급사) 죄인만 벌하고 자손은 벌하지 않는다

입력 2015-11-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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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상벌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서경 순전(舜典)에 의하면 순임금은 과실과 재난으로 지은 죄는 용서했지만 죄를 끝까지 회개하지 않으면 사형에 처했다. 그런 순이 공공(共工) 환도(驩兜) 삼묘(三苗) 곤(鯀) 등 이른바 사흉(四凶)을 유배 보내거나 참했다. 곤은 전임 요(堯)임금 때 치수(治水) 책임자가 되어 9년이나 공을 들였는데도 오히려 홍수가 더 심해졌다. 그 곤의 아들이 30년 만에 치수에 성공해 나중에 순을 이어 임금이 된 우(禹)다. 아버지가 참수됐는데도 대업을 이룬 우는 궁형(宮刑)의 치욕을 무릅쓰고 대를 이어 사기(史記)를 완성한 사마천을 연상케 한다.

순은 재위 33년이 되어 나이 백 살을 바라볼 때, 우를 설득해 임금 자리를 물려주었다. 이때 고요(皐陶)가 순을 칭송한 말이 인상 깊다. “임금의 덕에 허물이 없고 아랫사람을 대함에 대범하고 백성을 관대하게 다스리며 벌을 주되 자손에게 미치지 않게 하고 상은 후손에까지 뻗치게 하고 실수로 빚은 죄는 커도 관용하고 고의로 범한 죄는 작아도 벌하셨습니다. 죄가 의심스러우면 가벼이 벌하고 공은 의심스러워도 후한 상을 내리셨습니다.”[帝德罔愆 臨下以簡 御衆以寬 罰弗及嗣 賞延于世 宥過無大 刑故無小 罪疑惟輕 功疑惟重]

벌이 자손에게는 미치지 않게 하는 벌불급사(罰弗及嗣) 덕분에 우는 큰일을 할 수 있었다. 지금도 연좌제가 암묵적으로 작용하는데, 아득한 상고시대에 이런 정치를 한 게 놀랍다.

맹자 양혜왕(梁惠王)장구(章句) 하에 나오는 죄인불노(罪人不孥)도 비슷한 말이다. “(주 문왕은) 벼슬한 사람에게는 녹을 대대로 주었고, 관문과 시장에서 사정을 살폈지만 세를 징수하지 않았고,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을 금하지 않았고, 죄인의 처자에까지 벌이 미치지 않게 했습니다.”[仕者世祿 關市譏而不征 澤梁無禁 罪人不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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