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창조경제의 병목 '상생형 M&A'

입력 2013-10-0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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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 한국벤처협회 명예회장

창조경제는 창업을 통해 혁신의 씨를 뿌리고 상생형 M&A를 통해 시장 확산을 이룩하는 두 단계로 구현된다.

M&A는 크게 두 가지 형태가 있다. 규모를 키우는 구조조정형과 기술과 시장을 결합하는 상생형이다. 철강회사 혹은 금융회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합병하는 경우 추가적 매출 증대보다는 비용, 특히 인건비 절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즉 국가 차원의 가치 증대는 거의 없는 형태가 구조조정형 M&A다.

한편 상생형 M&A는 기술혁신이 시장 효율과 결합해 매출이 증대돼 국부를 늘리고 고용이 증가하는 바람직한 형태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혁신은 바로 이러한 상생형 M&A를 통해 지속적으로 선순환되고 있다. 창업자 연대보증에 이어 창조경제의 구현을 위한 두 번째 단추가 바로 이러한 상생형 M&A의 활성화에 있는 것이다. 상생형 M&A는 벤처기업, 엔젤투자가, 선도기업 모두에게 바람직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이제 그 내용을 정리해 보자.

우선 창업 벤처의 시장 확대가 촉진된다. 기술사업화라는 죽음의 계곡을 극복한 신기술 혁신은 다윈의 바다라는 시장 확보에 도전해야 한다. 일부 기업은 독자적으로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독자적으로 글로벌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은 크나큰 국가 자원의 낭비다. 마치 서울~부산 간 고속도로를 개별 기업들이 별도로 건설하는 것과 비슷한 국력의 낭비다. 많은 경우 연구개발비보다 세계 시장 개척비용이 더 큰 것이 산업 현장의 진실이다. 모든 벤처기업에 세계 시장으로의 각개 약진을 권하는 정책은 지나친 자원 소모를 초래함을 명심하자. 바로 시장을 공유하는 개방혁신이 창조경제의 핵심이 되는 이유다.

창업벤처가 성장해 투자 수익을 실현하는 길은 두 개가 있다. 직접 시장을 개척해 성장하는 길과 이미 시장을 가진 기업과 M&A를 하는 것이다. 코스닥이 벤처 1.0의 인프라였다면 이제 혁신거래소가 벤처 2.0의 인프라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한편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 시장 선도 기업의 입장에서 M&A는 연구개발의 효율을 높이는 대안이다. 대기업과 벤처의 연구개발 효율은 20배 차이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대기업은 내부 혁신보다 외부 혁신이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미국 주요 기업의 내부 연구비가 줄고 벤처기업 M&A가 확대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대체로 20배 중 10배는 벤처가, 2배는 대기업이 얻는 상생구조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제 개방혁신은 혁신의 주류가 되는 것이 산업계의 매크로한 흐름이다.

마지막으로 엔젤 투자가들에게는 자금 회수의 기회를 제공한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엔젤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 엔젤 투자의 확대는 투자 회수 시장 구축을 통해 가능하다. 창업 후 13년 걸리는 코스닥은 엔젤의 투자 회수 시장이 아니다. 미국 엔젤의 번성은 M&A 회수 시장의 활성화에 기인한다.

이제 한국 창업 활성화의 병목인 M&A 회수 시장 육성을 위한 창조적 정책이 절실하다. 바로 혁신 거래소가 그 대안일 것이다.

혁신거래소는 전 세계 최초의 도전이다.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접근으론 안 된다는 것은 확실하다. 실리콘밸리 방식인 비공식 시장으로 접근해 실리콘밸리와 같은 M&A시장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 혁신 거래소라는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절실한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추정치로 연간 50조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도전의 성공 확률은 적어도 코넥스보다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매각·매입 중계를 담당할 시장 참여자의 수가 임계질량을 넘어서는 것이다. 임계질량 확보를 위한 세제 혜택은 향후 세수 증대로 충분히 선순환될 것이다. 임계질량이 확보되면 시장 기능이 작동해 가격의 수렴이 이뤄질 것이다. 이러한 혁신 거래소의 대표적 벤치마킹 사례는 결혼 중매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위임장에 의해 비밀은 보장하고 거래는 성사시키고 있다. 10월 22일 창조경제연구회에서 혁신거래에 대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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