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킹 통편집이냐, 정면 돌파냐…'출연자 리스크' 시달리는 방송가 [이슈크래커]

입력 2024-07-10 16:20 수정 2024-07-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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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 채널 '오킹TV')
▲(출처=유튜브 채널 '오킹TV')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하는 인플루언서를 가릴 예능이 공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예능 '더 인플루언서'를 다음 달 6일 공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피지컬: 100'부터 '사이렌: 불의 섬', '좀비버스', '데블스플랜' 등 K-서바이벌의 재미가 전 세계에 확산한 만큼, 이번 프로그램 역시 공개 확정 소식이 전해진 올 초부터 화제가 됐습니다.

특별한 출연진과 포맷도 관심을 더했는데요. '더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곧 몸값이 되는 대한민국 인플루언서 77인 중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소셜 생존 서바이벌 예능입니다. 배우 장근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사배, 유튜버 빠니보틀, 진용진, 대도서관 등이 출연하는데요. 대중적 인지도를 가진 톱 인플루언서부터 독보적인 매력으로 탄탄한 팬덤을 가진 인플루언서, 남다른 콘셉트로 시선을 사로잡는 신선한 인플루언서까지 77인의 인플루언서들을 한데 모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여기에 인플루언서 예능의 시초라 할 수 있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연출했던 이재석 PD와 카카오페이지 '소녀 리버스'의 손수정 PD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와 손잡으면서 거대한 스케일, 화려한 비주얼까지 예고된 상황이죠.

그러나 '더 인플루언서'는 공개 한참 전에 큰 악재를 맞았습니다. 한 출연자의 '사기 연루' 의혹이 불거지는가 하면, '우승자' 스포일러 논란까지 이어지는 등 잡음에 휩싸였기 때문이죠.

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우승자 스포일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넷플릭스의 대응에도 귀추가 주목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예정대로 3분기 공개라는 '정면 돌파'의 길을 택했는데요. 과연 넷플릭스의 결단이 '출연자 리스크'라는 한계를 뛰어넘고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요?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투자 사실 부인→"나도 피해자" 호소…"오킹 해명, '더 인플루언서' 출연 때문?"

200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던 크리에이터 오킹(본명 오병민)은 올 초 위너즈 코인의 '코인 스캠(암호화폐 사기)'에 연루됐다는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위너즈는 블록체인 기술과 격투기 등 스포츠 종목을 결합, 선수를 육성하고 경기를 중계하는 스포츠 플랫폼인데요. 가입자들이 위너즈 코인과 대체불가토큰(NFT) 등으로 선수를 후원하거나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홍보했습니다.

위너즈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건 운영 방식 때문이었습니다. 가상화폐로 경기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이 불법 스포츠 도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한 건데요. 스캠 코인은 일반적으로 "가상화폐를 만들겠다"며 유명인들을 앞세워 공격적인 홍보에 나서면서 신뢰를 쌓고, 투자를 받은 뒤 잠적하곤 합니다.

투자자들의 민원이 빗발치면서 2월 금융위원회가 관련 민원을 경찰에 보내 위너즈 코인에 대한 수사가 시작했는데요. 지난달 24일 경찰은 최모 전 대표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코인을 발행하는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등 정상적인 코인 판매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데요. 앞서 경찰은 4월 1일 위너즈코인 발행 업체인 위너즈의 강남구 사무실과 최 전 대표의 자택을 압수 수색했고, 최 전 대표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죠.

위너즈 코인을 둘러싼 논란은 오킹 등 인플루언서들이 위너즈 이사로 등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파만파 커졌습니다. 오킹 외에도 위너즈 관계자들과 모임을 하거나 사진을 찍은 유명 유튜버와 연예인도 위너즈 코인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동안 연예계에선 해명과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한 법적 대응 시사가 잇따랐습니다.

오킹은 당초 위너즈와 선을 그으며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그는 "콘텐츠 출연료로 5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제외하곤 아무런 금전적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죠. 최 전 대표는 오킹의 코인 투자 사실 등이 담긴 메신저 내역을 수차례 폭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 전 대표는 오킹이 녹화에 참여한 '더 인플루언서'의 우승자와 우승 상금 등에 대한 상세 내용을 밝혔다면서, 오킹이 사기 연루 논란에 선을 그은 건 "프로그램 측의 통편집, 위약금 등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아직 공개도 안 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우승자가 드러난 건 방송 특성상 악재일 수밖에 없는데요. 넷플릭스 측은 당시 다수의 매체에 "상황 파악 중"이라며 "작품에 관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후 결국 오킹의 분량을 일부 편집한 겁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오킹 외에도 많은 출연자가 등장하는 작품으로, 출연자들과 작품을 위해 (오킹 출연분을) 편집했다"며 "통편집은 아니고 분량을 조절했다"고 설명했죠.

그러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더 인플루언서'의 재미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인플루언서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들이 선보이는 각기 다양한 콘텐츠와 개성, 또 서로를 견제하는 전략 싸움과 능력이 관전 포인트인데요. 출연자 리스크와 스포일러 논란이라는 한계를 넘고 완성도와 흥행 모두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배우 김새론(왼쪽부터), 유아인, 송하윤. (출처=뉴시스, tvN 제공)
▲배우 김새론(왼쪽부터), 유아인, 송하윤. (출처=뉴시스, tvN 제공)

출연자 리스크 시달리는 방송가…수년째 편성 실패하기도

출연자 논란으로 고초를 겪는 방송은 적지 않습니다. 저마다 대응 방식도 다르죠. 배우나 방송인의 사생활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위기를 맞은 작품들은 출연자를 교체하거나 재촬영하는 식으로 상황을 수습합니다.

일례로 SBS 드라마 '모범택시2'는 전체 촬영이 60%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학교폭력 논란이 일었던 에이프릴 이나은 대신 배우 표예진을 투입해 통째로 재촬영했고,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은 총 20부작 중 6회까지 방송된 상태에서 학폭 논란에 휩싸인 배우 지수 대신 나인우를 투입하면서 배우를 교체했습니다.

그러나 출연자 교체는 최후의 방법입니다. 사전 제작이 일반화되는 요즘에는 중도 하차나 출연진 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주연급 출연자라면 말할 것도 없습니다.

이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작품 공개일을 연기하거나, 편집을 거쳐 공개를 감행하는 두 가지 선택지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은 음주운전 등 혐의로 열린 재판에서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은 배우 김새론의 분량을 최대한 편집했습니다. 촬영 전인 후반부 회차의 대본은 다시 써서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덜어냈죠. 그러나 중심인물 차현주(김새론)가 외국으로 떠나고 갑자기 새로운 인물이 조력자로 등장하면서, 후반부가 다소 산만하게 전개됐다는 혹평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는 주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로 공개를 보류했다가 1년여 만에 베일을 벗었는데요. 김진민 감독은 "유아인의 분량을 최대한 편집해 내보내도 흐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유아인 리스크'는 컸습니다. 온라인상에는 유아인의 연기에서 마약 투약 사건이 떠오른다며 작품에 몰입할 수 없다는 토로가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유아인 출연 분량을 편집한 탓인지, 엉성한 서사도 아쉬운 점으로 거론됐죠.

웹툰 작가 김풍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찌질의 역사'는 2022년 촬영을 마쳤지만, 지금까지 편성을 확정 짓지 못했습니다. 제작사는 학폭 의혹을 받던 조병규를 캐스팅하면서 출연자 리스크를 감수하고 촬영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올해 4월 드라마의 또 다른 주연 송하윤까지 학폭 의혹에 휩싸이면서, 원작자 김풍이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치겠다"는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죠. 방송가에서는 앞으로도 편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밖에도 드라마 '빌런즈'는 티빙 오리지널로 지난해 중 공개 예정이었지만, 주연 곽도원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공개 일자가 불투명해졌습니다. KBS 드라마 '디어엠'도 박혜수의 학폭 의혹으로 편성이 무기한 연기된 바 있습니다.

특정 출연자의 논란 때문은 아니지만, tvN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슬전의') 방영 역시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슬전의'는 2020년 시즌1, 2021년 시즌2 형태로 방영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드라마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환자를 돌보는 종합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의 병원 생활과 우정을 담았는데요. 의사 파업에 직격탄을 맞았죠. 의대 정원 확대로 불거진 의료계 반발로 방송을 연기한 상황에서 의사 파업으로 인한 국민적 반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애초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5월 편성 예정이었지만, 의료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면서 방송이 무기한 연기됐습니다. '슬전의'는 CJ ENM tvN과 함께 넷플릭스에도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자칫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어, 차일피일 방송을 연기할 수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드라마 제작비 수백억 원대까지…위약금만 능사 아니다

드라마 제작비는 갈수록 높아집니다. 수백억 원대까지 이르는 것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요즘인데요. 여기엔 OTT 플랫폼을 타고 높아진 스타들의 '억대' 출연료가 주된 영향을 줬습니다. 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으로부터 제출받은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주연과 단역 배우들의 출연료는 최대 2000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연급 출연자의 출연료를 따라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 예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작비를 차치하더라도, 출연자 한 명의 도덕적 해이가 작품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위약금만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조연 혹은 단역 배우들, 또 스태프들이 입게 될 피해를 고려해 작품 전체를 사장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종말의 바보'에 출연한 배우 김영웅은 개인 인스타그램에 "캐스팅 소식의 반가운 전화도, 가슴 설레던 첫 촬영 기억도 모두 물거품이 되려 한다"며 유아인 리스크로 인한 작품 공개 연기에 대한 씁쓸함을 토로하기도 했죠.

그러나 시장이 커진 만큼 작품이 면죄부는 될 수 없다는 반박도 상당합니다. 이에 제작사나 소속사가 받을 타격, 관련 종사자들이 입을 피해를 면밀히 분석해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보험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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