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경제민주화로는 국민통합 이룰수 없다"

입력 2012-12-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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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 현진권 사회통합센터 소장.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치열했던 정치경쟁 기간에 박근혜 후보가 내놓은 대표적인 공약이 경제민주화와 국민통합이었다. 공약을 중요시했던 박 당선자의 총선 이후의 정치행보를 볼 때, 대선공약인 경제민주화와 국민통합을 실현하려는 의지가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박근혜 당선자는 후보자가 아니다. 후보자의 목표는 당선이지만, 당선자의 목표는 국가 미래다. 후보자 입장에선 논리보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공약개발에 집중했지만, 당선자 입장에선 공약들을 통해 국가미래의 발전을 이룰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비록 표심을 얻는데는 성공했지만, 경제민주화와 국민통합은 동시에 이룰수 없다. 그동안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구체적인 정책대안까지 제시하였고, 사회적 논란도 꽤나 유도하였다. 그러나 국민통합에 대해선 원론적 수준의 구호만 있었을 뿐, 구체적인 정책안들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제 국민통합을 이룰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와야 한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경제적 강자를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의 투자, 경영 등의 경제행위를 정부가 민주화란 이름으로 평등가치를 내세워 간섭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기업의 경제행위를 억제한다고 해서, 경제적 약자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이 미우면, 더 많은 대기업을 만들도록 해서 서로 경쟁하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이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란 정치상품을 내세우면서, 마치 대기업을 규제하면, 경제적 약자가 더 잘 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었다. 경제적 강자에겐 규제와 세금을, 경제적 약자에겐 복지를 실현하는 정책방향으로는 절대 국민통합을 이룰수 없다.

국민통합은 좀더 크고 넓은 시각에서 봐야 한다. 경제적 강자에게서 빼앗아 경제적 약자에게 소득이전하겠다는 사고는 국민통합적 시각이 아니다. 물론 이런 시각으로 세상을 천국으로 만들려는 인류의 실험이 있었고, 사회주의가 그것이다. 역사의 교훈은 소득이전적 정책으론 절대 그 사회가 유지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국민통합은 세상을 보는 시각을 제대로 갖는 것에서 출발한다. 세상을 빼앗고 뺏기는 계층으로 이분화하고서, 계층간 투쟁한다는 시각으로 보면, 정의로운 칼을 가진 정부가 세상을 공평하게 만들 수 있다는 환상에 잡히게 된다. 이를 국민통합이란 거창한 용어로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구조아래에선 절대 국민통합을 이룰수 없으며, 오히려 국민분열이 일어난다. 빼앗는 계층은 방어하고,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계층은 점점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계속 반복되면서, 사회는 더 분열하게 된다.

진정한 국민통합은 세상을 보는 시각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부자와 빈자 등과 같은 사회현상을 투쟁관계로 보지말고, 시장경제의 결과로서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정부가 ‘가만 있어’라는 말은 아니다. 정부역할의 방향이 옳아야 한다. 차이는 인정하되, 차이를 줄이기 보다는 차이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옮기자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란 애매한 용어로 비판했던 많은 차이를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서 4만달러 시대로 올리자는 것이다. 차이에 대해 너무 많은 가치를 부여하다 보면, 차이를 없애려고, 우린 2만달러 시대에서 1만달러 시대로 역행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대기업이 나올수 있는 경제환경을 만들어 주고, 경제적 약자에겐 복지혜택이 주어지는 사회에선 국민통합이 자연스럽다. 복지도 정부가 모두 맡아서 할 필요는 없다. 정부중심적 복지란 인식이 포플리즘 복지란 기형으로 확대된 것이다. 강제적 소득이전적 제도를 만들어 국민통합을 실현하려면, 국민분열이 되고, 경제주체들이 좀더 열심히 일하게 하고, 기부와 자선행위가 사회적 규범이 되어 많은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할 때, 그 사회는 자연스럽게 국민통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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