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화려한 귀향…중국 증시 상장 검토

입력 2018-03-16 08:42 수정 2018-03-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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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당국 규정 변경하면 올 여름에도 가능…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IT 기업 대부분 해외 상장된 상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이 화려한 귀향에 나선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기업공개(IPO)를 한지 3년여 만에 고향에서 이중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중국 증권당국의 규정이 변경돼 외국기업의 상장이 가능해지면 알리바바가 이르면 올 여름에도 본토증시 상장을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는 사업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펼치고 있지만 등기상 본사는 영국령 케이먼 제도에 있다. 아울러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포함한 설립자들과 일부 임원이 의결권에 있어 다른 주주들보다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는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현행 중국 증권법은 외국기업이 자국 증시에 직접 상장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 의결권이 주주마다 서로 다른 차등의결권을 적용하는 기업의 상장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알리바바의 중국증시 상장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물이었다. 이에 알리바바는 지난 2014년 9월 NYSE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했다. IPO 규모는 250억 달러(약 26조6625억 원)로, 세계 최대 기록을 세우는 등 투자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이후에도 알리바바는 뉴욕증시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알리바바 주가는 지난 1년간 86% 급등했으며 IPO 이후로는 배 이상 뛰었다. 알리바바의 시총은 현재 약 4930억 달러로 세계 최대 IT 기업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최근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등 자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이 중국 자본시장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알리바바 등이 잘 나가지만 중국 대신 해외 투자자들이 이득을 얻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알리바바와 비슷한 문제로 다른 IT 기업도 미국이나 홍콩 등 해외증시에 상장된 상태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텐센트 주가는 지난 1년가 두 배 급등했다. 바이두는 나스닥에 상장돼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최근 수개월간 해외 상장한 자국 기업들이 본토증시에도 상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몇몇 투자은행(IB)과 논의해왔다.

류스위 증감위 주석은 지난주 개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해외 상장 중국기업을 유치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며 “그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는 빠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투자자들은 해외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볼 수 없었다. 이는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증감위는 ADR의 중국판인 CDR 발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로펌 킹앤드우드맬리슨스의 록키 리 매니징 파트너는 “이중상장이 허용되면 중국 기업들이 본토에서 위안화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사항이 생긴다”며 “아울러 모국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알리바바 등은 중국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본토증시에서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증시는 카지노와 같다고 할 정도로 도박적인 성향이 강하며 증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매투자자들이 앞 다퉈 알리바바와 같은 유명기업에 돈을 쏟아부어 투기 열풍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또 다른 중국 IT 대기업도 이중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는 연말 홍콩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IPO 규모는 최소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샤오미도 알리바바처럼 본사가 케이먼 제도에 있어 해외에 상장하려 한다. 그러나 중국 증권당국의 지시에 홍콩과 본토 증시 이중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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