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북한이 억류 사실을 공개한 한국인 김국기 씨와 최준길 씨가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요청을 받고 간첩활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 CNN은 당국자 배석 하에 평양의 한 호텔에서 김씨와 최씨를 각각 인터뷰했고 이들은 북한의 주장대로 간첩 혐의를 시인했다고 전했다.
김국기 씨는 자신을 중국 동북 지역에서 활동하던 61세의 선교사라고 소개하며 재정난을 겪다 북한 관련 정보를 가져다주면 돈을 주겠다는 국정원의 제의에 응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 정상들의 여행 일정이나 위폐 제조용 북한 새 지폐 등을 요구했고 9년간 50만 달러(약 5억4000만원)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56세의 사업가인 최준길 씨는 3년간 국정원 첩자로 일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작전 관련 물품 등 여러 개의 상자를 북한에서 가지고 나오려다 중국 국경 인근에서 억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물품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아직 이들은 재판을 받지는 않았으나 북한 당국의 처벌을 받아들이겠다며 현재 교도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 머물며 양호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두 사람이 자신들과의 관계를 부정하는 남한 정부에 불만을 표했고 인터뷰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26일 북한은 기자회견을 통해 간첩행위를 하던 이들을 체포했다고 공개하고 이들이 국정원에 매수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