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은 좀 가셨지만 정전으로 인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몇몇 언론은 “정전으로 인해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운운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
칠흑은 ‘漆黑’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칠할 칠’, ‘검을 흑’이라고 훈독한다. 따라서 漆黑이란 온통 검은색을 칠했다는 뜻이다. 漆은 ‘옻’, 즉 검은색 안료(顔料)의 일종인 ‘칠옻’을...
내일 음력 7월 7일은 ‘칠석(七夕:7일 저녁)’이다. 민속기념일로 치고 있는 날이다. 이날은 대개 비가 내린다. 1년에 단 한 차례 만나는 견우와 직녀가 너무 기뻐서 우는 눈물이 비가 되어 ‘칠석우(七夕雨)’가 내린다. 이 비는 다음 날 아침으로 이어진다. 이별 앞에서 쏟아내는 눈물이 또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이다. 견우와 직녀한테는 참 미안한 부탁이지만 올 칠석에는 좀...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광복(光復)한 날이다. 광복(光復)은 동진시대의 장군 환온(桓溫)이 서진시대의 수도 낙양을 수복하자는 건의에서 ‘광복구경(光復舊京)’이라는 말을 한 것이 그 처음 용례이다. ‘빛 광’, ‘회복할 복’, 잠시 손상당한 나라의 빛을 회복한다는 뜻이다. 《진서(晉書)》 〈환온전(桓溫傳)〉에 기록이 있다. 그런데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이날을...
필자는 전공이 중국고대문학이고 서예가 부전공이다 보니 거의 매일 한문을 접하는 생활을 한다. 평소 논문이나 저서를 집필하는 과정에서도 필연적으로 중국의 경서나 개인의 시문집 등을 보고, 우리나라 선현들이 남긴 글들도 자주 접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한문을 접하다 보면 정말 외워두고 싶은 구절을 적잖게 발견하곤 한다. 그런 구절을 따로 모아두었다가...
이명박 정부 때 진행한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TV 토론방송에 출연한 4대강 사업 관계자 한 분은 시종일관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준설은 깊게 하면 할수록 좋다는 식의 주장을 했다. 과연 그럴까?
준설은 ‘浚渫’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깊을 준’, ‘쳐낼 설’이라고 훈독한다. 글자대로 풀이 한다면 ‘깊이 쳐낸다’는...
성질이 고약하여 남을 힘들게 하거나 당황하게 하는 사람에 대해 흔히 ‘성깔 있다’는 말을 한다. 그런가 하면 ‘성질을 부린다’는 말도 쓰고 ‘성미가 사납다’는 말도 사용한다. 성깔, 성질, 성미 등에 들어 있는 ‘성(性)’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그 사람 본연의 천성(天性)을 뜻한다. 그런 性을 인간은 선천적으로 선(善)하게 타고난다는 주장이 맹자의 성선설(性善說)...
복숭아 철이다. 과일가게마다 먹음직스런 복숭아가 진열되어 있고, 어떤 지자체에서는 지역특산인 복숭아 판촉을 위해 축제를 겸한 ‘복숭아 장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비가 내리지 않아 올 복숭아는 어느 해보다도 당도가 높다고 한다.
복숭아와 관련하여 생겨난 성어(成語:관용구)가 적지 않다. 삼국지의 주인공인 유비...
더위가 재난 수준이다. 환경을 파괴한 인류의 만용에 자연이 벌을 내리고 있다는 생각에 두렵기까지 하다. 내일 8월 7일은 가을로 들어선다는 입추(立秋)이다. 예년에는 입추가 되면 대개 더위가 한풀 꺾이곤 했다. 금년 입추인 내일, 제발 더위가 한풀 꺾이기를 하느님께 빈다.
풀이 꺾였다는 것은 활기나 기세가 전과 같지 않고 어느 정도 숙었다는 뜻이다. 우리 조상들은...
무더위 속에 낙동강엔 녹조가 성하여 식수를 취수하기에도 부적당한 상태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런 보도가 나올 때마다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이 부각되곤 한다. 얼마 전에는 감사원의 네 번째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4대강 총비용 31조, 편익은 6조 원대”라는 보도가 나왔다.
편익은 ‘便益’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편리할 편’, ‘이로울 익’이라고 훈독한다....
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여름은 유난히 덥다는 말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더위에 대해 일부 언론은 “유독 더운 올 여름”, “올 여름이 유독 더운 까닭은…” 등 유독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보도하였다.
‘유독’과 ‘유난히’는 같은 뜻일까? 아니다. 유독은 ‘唯獨’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오직 유’, ‘홀로 독’이라고 훈독한다. ‘唯’는 ‘생각할 유(惟)...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섭씨 40도를 넘은 곳도 있다. 언론은 매일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다. 여름이면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철새가 오가는 철엔 조류독감이 기승을 부리고 행락철엔 바가지 요금이 기승을 부린다.
이처럼 기승을 부린다는 말은 날씨든 전염병이든 사회현상이든 어떤 경우에도 다 사용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필자가...
피서철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전국의 강과 바다와 계곡으로 사람이 몰리고 인천공항은 외국으로 피서 떠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피서는 ‘避暑’라고 쓰며 각 글자는 ‘피할 피’, ‘더울 서’라고 훈독한다. 더위는 피하는 것이 가능하다. 깊은 산 맑은 계곡으로 들어가 옥이 구르듯이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거나 해수욕장으로 달려가 바닷물에 풍덩...
산이고 바다고 할 것 없이 전국이 펄펄 끓고 있다. 대부분의 지역이 35도를 웃도는 날씨가 보름 이상 이어지고 있다. 문밖으로 나왔다 하면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과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덮인 도로로부터 올라오는 열기와 태풍의 영향으로 더욱 높아진 습도로 인하여 숨이 턱턱 막힌다. 습도만 높지 않아도 그늘로 숨어들면 그런대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데 높은 습도...
날씨가 무척 덥다. 온열환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그런데 ‘온열환자’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왠지 어색함을 느낀다. ‘따뜻할 온(溫)’과 ‘더울 열(熱)’을 쓰는 ‘온열(溫熱)’이라는 단어는 글자 그대로 ‘따스한 열’, ‘따뜻하게 느껴지는 열’이라는 뜻으로서 ‘온열 치료기’, ‘온열 난방’ 등 일반적으로 좋은 의미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마린온’ 추락 참사 관련보도를 자주 듣다 보니 이제는 ‘마린온’이라는 이름이 귀에 많이 익숙해졌지만 처음 ‘마린온’이라는 이름을 접했을 때는 적잖이 생소했고 이름의 뜻도 궁금하였다. 마린온(MARINON)은 기존의 기동 헬기인 수리온(SURION)을 개조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수리온은 독수리의 준말인 ‘수리’와 숫자 100의 옛말인 ‘온’을 합쳐 만든 말이라고...
송영무 국방장관이 ‘마린온’ 추락사고와 관련하여 “유족들께서 의전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해 짜증이 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 비난이 일자 사과 발언을 하였다.
국어사전은 짜증을 “마음에 맞지 아니하여 발칵 역정을 내는 짓, 또는 그런 성미”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러한 풀이로 보자면 짜증과 역정은 사실상 같은 말이다. 역정은 한자로...
우리말 가운데는 뜻이 비슷하여 자칫 혼동하기 쉬운 말이 적지 않다. 공표와 공포도 그러한 예의 하나이다. 공표는 ‘公表’라고 쓰는데 ‘公’에는 많은 뜻이 담겨 있다.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평하다’는 원래의 뜻으로부터 차츰 그 뜻이 ‘숨김없이 드러내 놓다’, ‘함께 하다’라는 뜻으로 확대되었고, 지금은 ‘여러 사람을 위하거나, 여러 사람에게...
어제 제헌절을 지나면서 헌법을 고치자는 개헌 논의가 다시 국민적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헌법은 ‘憲法’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법 헌’, ‘법 법’이라고 훈독한다. 다 ‘법’을 뜻하는데 두 글자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憲’은 ‘해로울 해(害)’의 생략형(아래 부분의 ‘口’가 없는 모양)에다 ‘눈 목(罒=目)’과 ‘마음 심(心)’자를 합한 글자로서...
일자리도 위축된다. 향후 5년간 자동차산업과 관련된 65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남석 전북대 무역학과 교수는 최근 ‘통상압력과 국내 자동차산업의 위기’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수입차에 25%의 관세를 물리면 2019~2023년 5년 동안 자동차 산업 전체의 일자리 손실이 64만6016개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늘은 제헌절이다.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의 헌법을 제정하여 공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3·1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과 더불어 우리나라 5대 국경일의 하나로서 원래는 공휴일이었지만 지금은 공휴일이 아닌 이른바 ‘무휴 국경일’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1948년 5월 10일, 남한만의 총선거에 의해 선출된 198명의 국회의원이 논의하여 7월 12일에 국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