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부모님이 살아 계시고 형제가 탈이 없는 것이 일락이요, 하늘을 우러러보아 부끄러움이 없고 구부려 보아도 사람들에게 부끄러울 게 없는 것이 이락이요, 천하의 재주 있는 사람을 모아 가르치는 것이 삼락이다.”[君子有三樂 父母俱存兄弟無故一樂也 仰不愧於天俯不怍於人二樂也 得天下英才而敎育之三樂也]
그런데 맹자는 첫 번째...
하늘의 무서움에 대해서 더 살펴보자. 명심보감 천명(天命)편에 하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공자가 이렇게 말했다. “하늘에 순종하는 사람은 살고 하늘을 거스르는 사람은 망한다.”[順天者存 逆天者亡] 그러니 자연질서와 천지의 운행을 믿고 따라야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도리와 예의를 다해야 한다.
하늘은 인간의 작은 말도 놓치지 않는다. “현제가 내린 가르침에...
군자는 행동거지에 조심하고 혼자 있을 때에도 뭇 사람이 지켜보는 것처럼 삼가야 한다. 십목소시(十目所視)의 교훈을 되새기며 신독(愼獨)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용의주도하다 해도 놓치는 게 있다. 사람의 눈은 부실하고 부정확하다. 그러면 하늘은? 하늘은 그렇지 않다. 하늘이라는 그물[天網]은 보기에 그물코도 넓고 엉성해서 쉽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
시경 ‘억(抑)’에 “네가 군자를 벗하는 걸 보니 얼굴을 온화하게 가지고 어찌 허물이 없겠는가 하고 자성하였네. 네가 네 집에 있는 걸 보니 옥루에 있을 때에도 부끄러움이 없었네”[視爾友君子 輯柔爾顔 不遐有愆 相在爾室 尙不愧于屋漏]라고 했다. 옥루는 방의 서북쪽 구석으로, 남들의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곳이다. 그러니 군자는 홀로 있을 때 더 삼가고 조심하라는...
‘중용(中庸)’ 제15장에 이런 글이 있다. “군자의 도는 비유컨대 먼 곳을 감에는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출발하고, 높은 곳에 오름에는 반드시 낮은 곳에서 출발함과 같다. 시경에 ‘처자의 어울림이 거문고를 타듯 하고 형제는 뜻이 맞아 화합하며 즐겁구나. 너의 집안 화목케 하며 너의 처자 즐거우리’라고 했다. 공자는 ‘부모는 참 안락하시겠다’고 했다.”[君子之道...
우리말 표기는 참 어렵다. 맞춤법 띄어쓰기를 열심히 익히고는 있지만 여전히 자신이 없다. 가령 첫사랑 첫발 첫눈 첫인상 이런 것들은 다 붙여 쓴다. 하나의 단어로 굳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빈자리 빈집 빈산 빈손 빈숲 빈칸 빈주먹 빈껍데기도 붙여서 쓴다. 그러나 빈 몸, 빈 수레, 빈 의자는 띄어 써야 한다.
비어 있어 뭔가를 채워야 제 모습을 얻게 된다는 뜻일...
춘추시대 말기, 주(周) 경왕(景王)은 아들이 반란을 일으키자 나라를 떠났다가 진(晉)의 도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수도 낙읍(洛邑)을 탈환하지 못했다. 그러자 신하들이 성주(成周)에 성을 쌓아 수도로 삼기로 하고, 제후국의 동의를 구했다.
이곳에 와 있던 위(衛)의 대부 표혜는 대부 단목공(單穆公)을 찾아가 말했다. “주나라는 유왕(幽王) 이래 무너지게 된 지...
아아, 마이크 시험 중입니다. 잘 들리십니까? 오늘은 재미있는 뉴스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원래 여름엔 재미있는 이야기를 되새기며 더위를 식히는 법입니다. 마이크 잡고 보니 오탁번 시인의 ‘폭설’에 나오는 이장님 생각이 나는군요.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산이든 물이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은 똑같다. 그 마음이 샘과 돌이 되어 고황에 박혔다면 어찌 될까? 이게 무슨 수로도 못 고치는 천석고황(泉石膏肓)이다. 고(膏)는 심장의 아랫부분, 황(肓)은 횡격막의 윗부분이다.
당 고종 때의 은사 전유암(田游巖)은 기산(箕山)의 허유(許由)가 기거하던 곳 근처에 살았다. 조정에서 여러 번 불렀으나 나가지 않았다. 나중에 고종이...
언제나 변함없이 유유한 자연을 이야기하다 보면 녹수청산(綠水靑山) 백수청산(白水靑山)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푸르른 물과 산을 말하는 녹수청산은 청산녹수로 바꿔 쓰기도 한다. 백수청산은 흰 물과 푸른 산인데, 왜 물을 희다고 했을까? 아무것도 없이 깨끗한 게 흰색이니 물이 그만큼 맑다는 뜻이다. 흰색은 밝음의 표상이기도 하다. 청천백일(靑天白日)은 푸른...
청풍명월(淸風明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이라는 말을 듣기만 해도 심신이 쇄락(灑落)해진다. 당장 깊은 산속에 들어가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싶어진다. 청풍명월은 사전에 ①결백하고 온건한 성격을 평하여 이르는 말 ②풍자와 해학으로 세상사를 논하는 것을 비유함, 이렇게 풀이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충청도 사람들의 별칭으로 쓰이기도 한다.
출전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네 가지 아름다움과 네 가지 벗이 있다. 이른바 사미사우(四美四友)다. 네 가지 아름다운 것은 청산 녹수 청풍 명월이다. 네 가지 벗은 눈 달 바람 꽃을 말하는데, 중국 송(宋)나라의 소강절(邵康節·1011~1077)이 꼽은 것이다. 역학공부를 많이 해 시쳇말로 점을 잘 치는 사람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사미와 사우에서는 바람이 겹친다.
고려...
산과 바다가 피서인파로 붐빈다. 산을 좋아하는 이와 바다를 좋아하는 이는 뭐가 다를까? 논어 옹야(雍也)편에 이에 관한 공자의 말이 실려 있다.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자는 산을 좋아한다. 지혜로운 자는 움직이고 어진 자는 고요하다. 지혜로운 자는 즐기고 어진 자는 오래 산다.”[智者樂水 仁者樂山 智者動 仁者靜 智者樂 仁者壽]
완당전집에 실린 추사...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은 신장이 팔척이요, 얼굴은 관옥 같고 머리에는 윤건을 쓰고 학창의를 입었다. 외모가 준수하고 풍채가 멋진 남자를 헌헌장부(軒軒丈夫)라고 하는데, 이게 바로 헌헌장부의 모습이 아닐까. 관옥(冠玉)은 구멍을 뚫은 짧은 대롱 모양의 구슬이지만, 남자의 아름다운 얼굴을 비유하는 단어로 정착됐다. 1840년경 남영로(南永魯)가 지은 영웅소설...
1984년 식품저장고 건물서 출발…비스바덴 역사 속 여성 재조명
160여회 전시회 열어… '남성과 함께하는 여성도시'의 비전 제시
독일 비스바덴 여성박물관은 지금부터 10년 전에 ‘일곱 여성, 일곱 인생, 일곱 역사’라는 책을 냈다. 저자는 베아트릭세 클라인 관장. ‘비스바덴을 위한 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저작물은 전쟁 회피를 위해 노력했던...
비스바덴 여성박물관장 베아트릭세 클라인(Beatrixe Klein•61•사진)의 이름은 독특하다. 베아트릭스, 베아트리체, 베아트릭세는 라틴어에서 파생된 같은 말인데, ‘행복을 만드는 여성’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영어권의 베아트리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의 경우 베아트리즈, 이탈리아에서는 베아트리체라고 한다.
이 이름이 특히 유명해진 것은 단테의 ‘신곡’...
‘맹자’ 등문공장구(藤文公章句) 하편에 대장부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고금에 빛나는 명문이니 전문을 외우는 게 좋다. “천하의 넓은 곳에 거하며, 천하의 바른 지위에 서며, 천하의 큰 도를 행하며, 뜻을 얻으면 백성과 더불어 옳은 길로 가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한다. 부귀해도 음란해지지 않고 빈천해도 뜻을 바꾸지 않으며, 위엄과 무력으로도 굴하게...
오늘부터는 사내 대장부의 기상에 대해 알아보자. 중국 속담에 “대장부는 천하를 제 집으로 삼는다”[大丈夫 四海爲家]는 말이 있다. 사해(四海)는 온 세상을 말한다. 중국인들은 중국이 세계의 한가운데이며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중국을 사해의 안[四海之內] 혹은 해내(海內)라고 불렀다.
사해위가는 원래 제업(帝業)의 광대함을 이르는...
방학(放學)은 문자 그대로 배우는 일을 놓고 쉬는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방학이라고 아이들을 무조건 놀게 놔두는 학교나 부모는 없다.
예기 학기(學記)에서는 방학 때 어떻게 하라고 했을까? “대학의 가르침은 계절에 따라서 달리한다.”[大學之敎也 時敎 必有正業] 여기서 말하는 대학이 오늘날의 그 대학은 아니다. 계절에 따른 교육은 봄과 가을에 주로 예악을...
공부든 기예든 어느 정도 자신이 붙으면 스스로 이 정도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그런 것을 자용(自用)에 빠진다고 한다. 자용의 늪에 빠지면 진보하기 어렵고 남들이 도와주기도 어렵다. 무엇이 잘못인지 본인만 모른다.
서경 ‘중훼지고’ 편에 “묻기를 좋아하면 넉넉해지고 자기 소견대로만 하면 작아진다”[好問則裕 自用則小]는 말이 있다. 강려자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