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讀書 讀死書 讀書死(사독서 독사서 독서사). 글자 세 개를 조합해 만든 중국 속담이다. 뜻은 “쓸모없는 공부를 하면서 죽은 책을 읽으면 그런 공부 하나 마나”다. 자기 자신과 세상에 쓸모가 없는 공부, 공들여 읽을 만한 가치가 없는 책을 경계해야 한다.
그런 구이지학(口耳之學)이 아니라면 목숨을 걸 듯 글을 읽어야 한다. 치열한 독서 자세를 알려주는 말로...
독서에는 세 가지 법이 있다. 첫째 구도(口到), 글을 읽으면서 입으로 다른 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안도(眼到), 눈으로는 다른 것을 보지 말아야 한다. 셋째 심도(心到), 마음을 하나로 모아 정독해야 한다. 즉 입으로 읽고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주자학의 집성자 주희(朱熹· 1130~1200)가 한 말이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는 입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더...
9월은 독서의 달이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 성인의 독서율은 71.4%밖에 되지 않는다. 1년 동안 책을 한 권이라도 읽은 사람이 그 정도라는 것이다. 2018년까지 이를 80%까지 끌어 올린다는 게 정부 목표인데, 잘될는지 모르겠다.
독서 철에 가장 먼저 인용되는 성어가 등화가친(燈火可親)이다. 당송 8대가 중 한 명인 한유(韓愈·768~824)가 18세가 된 아들 부(符)에게 준...
군자와 소인의 구별에 대한 언설은 무궁무진하다. ‘군자는 이렇다’는 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바로 소인에 대한 설명이 된다.
“군자는 의에 밝고 소인은 이에 밝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 논어 이인(里仁)편의 말이다. 무엇이 의인가? 중국 송나라 때의 학자 장식(張栻· 1133~1180)이 제시한 판별법이 있다. “배우는 사람은 의와 이를 분별하는 것보다 먼저 할 일이...
[하루 한 생각] 8월 30일 君子三戒(군자삼계)
군자가 경계해야 할 것 세 가지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군자에게는 경계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 군자를 인간이라고 해도 되고, 남자라고 바꿔 써도 된다.
논어 계씨(季氏)편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세 가지 경계할 것이 있으니 연소할 때는 혈기가 정해지지 않았는지라 경계할 것이 여색에...
군자와 소인은 어떻게 다른가? 순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능력이 있어도 좋고 능력이 없어도 좋다. 소인은 능력이 있어도 추하고 능력이 없어도 추하다.”[君子能亦好 不能亦好 小人能亦醜 不能亦醜]
순자의 말은 계속된다. “군자는 능력이 있으면 너그러움과 곧음으로 사람들을 계발하고 인도하며 능력이 없으면 공경스럽게 움츠리고 두려워하며 사람들을...
군자를 형용하는 말 중 대표적인 것이 문질빈빈(文質彬彬)이다. 文(문)은 무늬, 質(질)은 본바탕이며 彬彬(빈빈)은 윤기가 나면서 조화로운 모양이다. 겉으로 드러난 무늬와 보이지 않는 바탕이 함께 빛나는 것이 군자다. 논어 옹야(雍也)편에 나오는 공자의 문질빈빈론은 선비들에게 금과옥조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바탕이 꾸밈을 이기면 촌스러워지고, 꾸밈이...
준전시 상태로 대치하던 남북의 긴장상황이 해소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43시간의 끈질긴 협상 끝에 극적인 타결을 이룬 박근혜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도 환영받을 일을 많이 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좀 미안하지만 남북 합의문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세 군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합의문 작성에 관여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쓰지 않거나 그렇게...
군자는 사람들을 감화시킨다. 순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그 몸을 깨끗이 하면 동조하는 자가 함께 하게 된다. 또 말을 옳게 하므로 비슷한 사람들이 호응하게 된다. 한 마리 말이 울면 다른 말이 따라 울고 한 마리 소가 울면 다른 소가 따라 우는데, 그들이 지혜로워서가 아니라 형세가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君子潔其身而同焉者合矣 善其言而類焉者應矣...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세계 랭킹 3위인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는 지난해 3승, 통산 11승을 거둔 골퍼다. 그런데 올해엔 우승이 없다. 특히 한국(계) 골퍼들 때문에 우승을 놓친 경우가 많다. 24일에도 연장전에서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패했다. 실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연패연전(連敗連戰)이라는 말이 생각났다. 지고 또 져도 계속 싸운다는 뜻이다. 청나라 말엽...
“군자는 알기는 쉽지만 친해지기 어렵고, 두려워하게 하기는 쉽지만 협박하기 어렵다.” ‘순자’ 불구(不苟)편 2장에 나오는 말이다. 원문은 ‘君子易知而難狎 易懼而難脅’인데, 압(狎)이라는 글자는 익숙하다, 진압하다, 업신여기다, 가벼이 보다, 이런 뜻을 가진 한자다. 친압(親狎)이라고 하면 너무 친하게 여겨 버릇없이 군다는 말이다. 글자의 구성으로 미루어 개가...
터키 시인 오르한 웰리 카늑(1914~1950)은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술 취해 이스탄불의 맨홀에 빠져 숨진 사람이다. 그의 시 ‘이스탄불을 듣는다’의 마지막 연은 ‘이스탄불을 듣는다. 두 눈을 감고서/한 마리 새는 그대 치마 위에 파닥거리고/그대 이마의 따스함과/그대 입술의 촉촉함을 나는 안다/피스타치오 나무 뒤로 하얀 달은 떠오르고/나는 안다. 두근거리는 그대...
‘순자(荀子)’에는 불구(不苟)편이 있다. 불구는 구차하지 않다는 뜻이다. 순자가 군자의 특징으로 가장 먼저 꼽은 것이 행동이나 말에 구차함이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이 구차한 것인가? 한마디로, 예에 합당하지 않은 것이다.
순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는 행동함에 있어 구차하게 행하기 어려운 것만을 귀중히 여기지 않고, 이론에 있어서는 구차하게 잘 살펴 아는...
[하루 한 생각] 8월 23일 陰乾曝書(음건폭서)
처서 무렵 옷과 책을 말리던 풍속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23일은 처서(處暑). 예전에는 여름내 장마에 젖었던 옷과 책을 말리는 음건(陰乾)이나 폭서(曝書)를 했다. ‘동국세시기’등 많은 문헌이 이런 것을 칠석의 풍습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그 무렵부터 처서까지가 햇볕이 좋고 순하기 때문일...
동양의 서책과 언어에서 군자처럼 많이 나오는 말이 또 있을까? 모든 학업과 견문이 실은 군자를 지향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군자는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인식돼왔다.
증자는 이렇게 말했다. “군자로서 관철하여 몸에 차고 다닐 만한 말은 세 마디이다. 첫째, 안으로 소홀히 하면서 밖으로는 친부(親附)하는 일이 없을 것, 둘째 자신은 훌륭한 일을 하지...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도 있지만 세 가지 근심도 있다. 이른바 군자삼우(君子三憂)다. 공자가 말했다. “군자에게는 세 가지 근심이 있다. 무식하다면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알면서 배우지 않는다면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배우고 실천하지 못한다면 어찌 근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君子有三憂 弗知 可無憂與 知而不學 可無憂與 學而不行...
견우(牽牛)와 직녀(織女)가 1년에 한 번 만나는 날, 오늘은 음력 7월 7일 칠석이다. 이 무렵엔 흔히 비가 내린다. 칠석 전날의 비는 만나는 기쁨의 눈물, 다음 날 내리는 비는 헤어지는 슬픔의 눈물이다.
하늘나라 궁전의 은하수 건너에 부지런한 목동 견우가 살고 있었다. 옥황상제가 그를 사랑해 손녀인 직녀와 결혼시켰다. 그런데 이들은 너무 사이가 좋아 농사와 베 짜는...
인생은 잘못을 고쳐 가며 사는 것이다. 상촌(象村) 신흠(申欽·1566~1628)은 인생삼락을 이렇게 꼽았다. “문 닫고 마음에 드는 책을 읽는 것, 문 열고 마음에 맞는 손님을 맞는 것, 문을 나서 마음에 드는 경치를 찾아가는 것, 이것이 인간의 세 가지 즐거움이다.”[閉門閱會心書 開門迎會心客 出門尋會心境 此乃人間三樂]
다산 정약용은 ‘유수종사기(游水鐘寺記)’에서 세...
홍상수 감독의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Right Now, Wrong Then)’가 제68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대상과 남우주연상(정재영)을 받았다. 영화감독과 화가의 만남을 바탕으로 환상과 현실의 이중성을 홍 감독 특유의 영화언어로 전달한 작품이라고 한다. 9월에 국내 개봉한다.
그런데 홍 감독은 어떻게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일까. ‘지금은 맞고 그때는...
맹자가 말한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은 부모형제가 살아 계시고 무고한 것, 하늘과 땅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 천하 영재를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세 가지와 다른 세 가지 즐거움이 있다. 증자(曾子)의 집에 찾아온 자하(子夏)가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 뭐냐고 물었다. 이들은 모두 공자의 제자이지만 증자는 서열이 높은 고제(高弟)다. 증자는 이렇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