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인상 러시 조짐

입력 2006-09-13 08:3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현진·한라건설 등 분양가 평당 1600만원 책정...판교 고분양가·건축비도 인상

지난 5월 이후 집값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가을 분양철을 맞아 분양가 인상이 러시를 이루게 될 조짐이다.

최근 경주시에 분양한 현진종합건설은 인근 기존 아파트 시세의 두 배 수준인 평당 70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고 한라건설은 파주 운정신도시 공급물량의 분양가를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분양원가를 뛰어넘는 평당 1300만~1600만원 선의 분양가를 책정했다.

또한 올 하반기 수도권 분양물량 중 최대어로 꼽히는 용인성복지구 공급물량도 '사상 최고'분양가 갱신이 예상되는 등 분양가 인상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돼버렸다.

◆인상 원인은 정부가 제공

신규아파트 분양가 인상의 8월말 시작한 판교신도시 중대형평형 분양에서 시작됐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가 실시되는 판교신도시 중대형평형 아파트에 땅값과 표준 건축비 369만원, 그리고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 평당 1400만원 선의 분양가를 책정한 뒤 인근 시세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채권입찰제를 실시해 평당 1800만원 선까지 분양가를 끌어올렸다.

물론 인근 분당신도시 내 파크뷰 등 인기 아파트의 매매가가 평당 2500만원을 넘어가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같은 분양가가 결코 높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양가 억제와 저소득층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공영개발을 실시하겠다던 정부의 분양가치고는 지나치게 높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여기에 정부는 최근 업계의 '민원'에 따라 표준건축비에 각 주택 구조당 건축비지수를 산정해 다시 표준건축비를 소폭 올림으로써 정부 눈치만 보던 민간건설사를 자극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법원의 판결도 업계의 분양가 인상에 방어선을 무너뜨린 셈이 돼 버렸다.

지난달 23일 대전지법은 천안시가 분양가가 높은 것을 이유로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은 사업장에 대해 "분양가 제한은 공공택지 안에서 공급하는 공동주택의 경우에 해당하며 민간 택지에 건설되는 아파트는 당국이 분양가를 통제할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는 건설교통부의 분양가 개입에도 제동을 걸어놓았다.

판교 분양가가 평당 1800만원을 넘어서자 인근 용인 성복지구에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업체가 분양가를 높이려하는 것에 대해 건교부는 엄준한 '경고'메세지를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지방법원의 판결에 따라 민간택지에 대한 정부의 간섭이 어려워진 만큼 이제 지자체와 정부의 분양가 인하 권고는 무력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기준층 기준 평당 1400만원의 높은 분양가를 내건 파주 운정신도시 한라아파트의 경우 정부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경고하고 나섰지만 시행사인 문일주택 측은 "정부가 개입할 권리가 없는 민간 택지"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파주 운정신도시는 공공택지지만 문일주택이 분양하는 한라아파트는 당초 이 회사가 갖고 있던 땅을 신도시 개발에 따라 대토(代土) 받은 것인 만큼 정부가 분양가 인하를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게 이 업체의 주장. 바로 대전지법의 판결과 일치하고 있다.

◆고삐 풀린 분양가 급등세 예상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이후 겨우 억제된 분양가는 큰 폭의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대형브랜드는 대형브랜드 대로 '메이커에 알맞은'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고 중견업체의 경우는 배짱 분양가를 홍보 마케팅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가 방어하지 못한 분양가는 마치 봇물 터지듯 러시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문일주택이 공급하는 파주 운정신도시 한라 아파트의 경우 정부가 분양가 인하 압박을 가할 경우 평당 100만~200만원까지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몇세대 되지 않는 최고가 세대인 경우에 해당하며 주력평형의 분양가는 평당 50만원 이상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방 중소도시 아파트의 분양가가 오르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경주 황성동에 공급한 현진종건의 현진에버빌은 평당 700만원의 분양가를 책정했지만 대전 지법의 판결에 따라 지자체 등 당국이 나서지 못하고 있는 만큼 후속 분양물량은 현진의 '배짱 분양가'인 평당 700만원을 하한선으로 삼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서울시의 공기업인 SH공사가 분양하는 은평뉴타운 분양물량도 평당 130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에 '자신감'을 얻은 민간업체의 분양 인상러시는 더 이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특히 은평뉴타운과 용인 성복지구 등 분양가 인상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곳은 지역 시세도 높아 분양가 인상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실제로 은평뉴타운은 현대홈타운 1, 2차 등 재개발 신규아파트의 경우 평당 1300만원에 이르고 있어 여기에 분양가를 책정한다고 해도 주변 시세에 비해 극히 높은 것은 아니다. 또 용인 성복지구의 경우도 GS자이 등 입주한지 3년이 안된 신규 아파트는 평당 1400만~1500만원 대의 매매가를 형성하고 있어 GS건설이 성복지구 공급물량에 책정할 것으로 예측되는 평당 1500만원 대의 분양가도 지나친 고분양가로 보긴 어렵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팀장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규제에 따라 2004년 봄 이후 일정 부분 분양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었다"라며 "약 2년간 답보 상태를 보였던 만큼 특히 수도권지역의 분양가 인상은 자연스런 측면도 있어 민간 아파트 원가 공개 등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분양가 인상 러시를 막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생일 축하해” 루이바오·후이바오의 판생 1년 [해시태그]
  • 축구협회,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홍명보 감독 내정
  • 검찰, ‘경기도 법카 유용 의혹’ 이재명 부부에 소환 통보
  • 꺾이지 않는 가계 빚, 7월 나흘새 2.2조 '껑충'
  • '별들의 잔치' KBO 올스타전 장식한 대기록…오승환ㆍ김현수ㆍ최형우 '반짝'
  • “나의 계절이 왔다” 연고점 새로 쓰는 코스피, 서머랠리 물 만난다
  • ‘여기 카페야, 퍼퓸숍이야”... MZ 인기 ‘산타마리아노벨라’ 협업 카페 [가보니]
  • 시총 14.8조 증발 네카오…‘코스피 훈풍’에도 회복 먼 길
  • 오늘의 상승종목

  • 07.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003,000
    • -0.95%
    • 이더리움
    • 4,227,000
    • -2.08%
    • 비트코인 캐시
    • 455,200
    • -3.89%
    • 리플
    • 611
    • -2.08%
    • 솔라나
    • 195,400
    • -2.93%
    • 에이다
    • 507
    • -1.74%
    • 이오스
    • 719
    • -0.14%
    • 트론
    • 182
    • -2.15%
    • 스텔라루멘
    • 125
    • -0.79%
    • 비트코인에스브이
    • 50,950
    • -2.3%
    • 체인링크
    • 17,930
    • -1.16%
    • 샌드박스
    • 419
    • -0.4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