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동북아판 에라스무스 프로젝트 -김충현 시사평론가

입력 2014-02-14 11: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에라스무스는 르네상스 시기의 주요 유럽 학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세계주의자이자 근대자유주의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그의 세계시민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해 유럽연합(EU)은 ‘에라스무스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1971년 유럽공동체 내의 문화적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연합은 대학 교류 프로그램을 계획했다. 이 계획은 1987년 ‘에라스무스 프로젝트’로 완성됐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유럽 대학 간에는 교환 학생, 상호 학점 인정 및 교수 파견, 복수 학위, 공동커리큘럼 연구 등 다양한 형태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 유럽의 33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2013년까지 300만 명이 이 프로젝트의 혜택을 봤다. 오늘날 유럽의 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부터 ‘에라스무스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대학생활을 계획할 정도로 프로젝트는 성공적이다.

동북아시아의 한·중·일 세 나라도 이 프로젝트에 자극을 받아 2007년 ‘동북아판 에라스무스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공동의 정치·경제블록으로 묶인 유럽연합과는 다르게 동북아판 프로젝트의 진행은 더뎠고, 최근에는 큰 암초에 부딪힌 형세다.

‘에라스무스 프로젝트’는 에라스무스와 같은 진정한 세계시민을 기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세계시민을 길러내는 것은 단시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유럽도 제도화 시키는 데 무려 16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런데 한·중·일은 제도 개선과 지속적인 교류에 전력을 다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반목하느라 허송세월 하고 있다.

이렇게 서로 반목하는 데는 일본의 책임이 크다. 종종 우익 인사들의 극단적인 발언으로 한국과 중국을 들쑤셔 놓던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의 재집권과 함께 우익 색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인식 문제에 대해 피해국들이 경악할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국제사회에서 피해국들은 한목소리로 일본을 규탄하고 있다.

동북아 삼국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에라스무스 프로젝트’는 요원한 일이다. 서로 한발씩 물어나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일본의 변화가 중요한 것은 더할 나위가 없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우리나라서 썩 꺼져"…관광객에 물총 쏘는 '이 나라', 남 일 아니다? [이슈크래커]
  • “언니 대체 왜 그래요”…조현아 ‘줄게’ 사태 [요즘, 이거]
  • 카카오 김범수, 결국 구속…카카오 AI·경영 쇄신 ‘시계제로’
  • 바이오기업도 투자한다…국내 빅5가 투자한 기업은?
  • [상보] 뉴욕증시, 기술주 랠리 힘입어 상승…'바이든 리스크' 없었다
  • 임상우 vs 문교원, 주인공은 누구?…'최강야구' 스테이지 스윕승 대기록, 다음은 사직
  • 성큼 다가온 파리 올림픽 개막…성패 좌우할 '골든데이'는 29일
  • 비트코인, 이더리움 ETF 승인에도 미지근…6만7000달러로 일시 하락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7.23 15:3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114,000
    • -1.21%
    • 이더리움
    • 4,814,000
    • -1.25%
    • 비트코인 캐시
    • 527,000
    • -3.48%
    • 리플
    • 836
    • +1.46%
    • 솔라나
    • 244,600
    • -2.32%
    • 에이다
    • 586
    • -2.98%
    • 이오스
    • 803
    • -2.9%
    • 트론
    • 184
    • -3.66%
    • 스텔라루멘
    • 143
    • -0.69%
    • 비트코인에스브이
    • 63,050
    • -1.56%
    • 체인링크
    • 19,280
    • -3.55%
    • 샌드박스
    • 453
    • -3.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