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 신현균 회장(66)이 보유주식 일부를 조카인 신윤건(55) 사장에게 증여했다. 오너 2세의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조카에게 주식을 증여하는 일은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0일 신 사장에게 주식 70만주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신 사장의 지분율은 1.45%에서 2.99%로 늘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신 회장이 장남인 신윤황 모조에스핀 영업이사에게 증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인 조카에게 여러 차례 주식을 증여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2011년 11월 10일 신 사장에게 보통주 30만주(0.66%)를 증여했으며 지난해 12월 4일에도 보통주 20만주(0.44%)를 증여했다.
신 사장은 이렇게 늘린 지분으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신 사장은 지난 10월 11일부터 5거래일에 걸쳐 장내매도 방법으로 64만8500주를 팔아치우며 17억6196만원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매도 당시 대현 주가는 2700원대였다. 반면 신 사장이 증여받은 주식의 가치는 2011년 수증일 당시 종가가 1540원, 2012년 당시 1095원인 점을 감안하면 총 6억8100만원가량이다. 즉 신 사장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 14만8500주를 고려하더라도 최소한 2배가량의 시세차익을 얻은 셈이다. 더욱이 이 거래로 신 사장의 지분율은 1.45%로 반토막이 났는데, 이번 증여로 지난해 수준인 2.99%로 되돌려놓았다.
신 회장은 지난 1977년 명동의 소규모 여성양장점에서 시작해 82년 대현 법인을 설립, 연매출 2170억원(2012년)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조카인 신 사장은 83년 대현에 입사해 2003년 총괄 전무로 승진했으며 지난 2012년 3월 신현균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대표가 됐다. 특히 신 사장은 대현의 신규브랜드인 듀엘(DEWL)의 론칭을 이끌면서 두 자릿수 성장률로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여성의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현의 최대주주는 1201만700주(26.52%)를 보유한 신 회장이고 아들인 신윤황 이사는 12.04%, 부인인 정복희씨는 5.01%를 가지고 있다. 신윤건 사장은 2.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대현은 지난 2011년 8월 신현균 대표가 당시 유력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노무현재단이사장과 함께 찍었다는 사진이 유포되면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돼 1000원대 주가가 422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한 남성이 주가 상승을 노리고 증권가에 퍼뜨린 루머임이 밝혀져 주가가 다시 한 번 요동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