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철규의 유쾌통쾌]9조 빚더미 인천시의 횡포

입력 2013-01-3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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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의 빚더미에 올라있는 인천시의 횡포가 유통기업들을 멍들게 하고 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해있는 터미널 부지 매각 계약을 롯데와 하기로 강행, 재정난 극복에 올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법원이 신세계가 인천지법을 상대로 제기한 인천종합터미널 매각 절차 중단과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해 적법한 절차가 가능할 줄 알았던 신세계는 또 한번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인천시로서는 매각대금을 내년 본 예산에 세입으로 반영했던 처지라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 있지만 불황과 정부 규제로 힘들어하는 업체는 이로 인해 걱정거리가 하나 더 늘어났다. 당사자인 신세계가 시민단체에서나 쏟아낼 법한 ‘특혜 의혹’ 등의 말들을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하는 건 인천시의 이번 결정이 그만큼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증이다.

인천시가 롯데와의 계약을 밀어붙인 이유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인천시는 “인천지방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 또는 본안소송, 재매각 등의 법률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차례 토론을 거쳐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다”며 “소송기간이 2년 이상 소요된다는 의견에 따라 재정난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데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매각을 진행하면 돈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인천종합터미널은 인천시가 갖고 있는 노른자위 땅 중에서도 가장 값이 많이 나가는 곳 중 하나다.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친 상태에서 빚에 몰려 있는 채무자에게 아무리 알짜배기 땅이라도 비싼 값을 쳐주는 매입자는 없다. 헐값 매각 논란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소송을 제기한 신세계에 부지를 팔 수 없다는 이유도 옹색하다.

시 관계자는 “ 지명경쟁입찰을 통해서 기존 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입장을 신세계에 밝혔지만 신세계가 경기도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확장과 각종 투자로 인해 자금력이 떨어졌다고 보고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입찰과정을 거쳐 신세계와 계약하더라도 돈을 제 때 받을 수 없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롯데 밀어주기’, ‘특혜의혹’ 등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신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대부분 ‘AA+’다. ‘등급전망 안정적’이라는 우수한 신용등급이다. 센트럴시티 지분매입 과정에서 1조원 가량을 차입했어도 5년거치 2년 분활상환이고 삼성생명보험지분(장부가 7093억원)과 신세계인터내셔날(979억원) 등 실질가치가 우수한 투자지분이 있다. 또한 영업점 위주로 구성된 장부가액 기준 약 2조원의 부동산도 확보하고 있다. 9조원의 빚을 지고 있고 직원 월급도 제때 못줄 뻔했던 인천시와는 차원이 다른 회사다.

신세계를 편들 생각은 추호도 없다. 백화점 중 매출 3~4위를 달리는 자신들의 영업점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부분은 오히려 투자자들로 부터 욕을 먹어도 싸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고 매각을 순리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 그것이 신세계던 롯데든, 현대백화점이든 간에 유통기업을 쥐고 흔드는 지방정부의 횡포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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