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제안·후보 특사 급파 … 안철수 사퇴까지 (종합)

입력 2012-11-2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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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은 단일화’ 文, 安지지층 흡수 미지수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23일 후보직 전격 사퇴로 대선 판이 출렁이게 됐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단일화 룰 협상이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자 전격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文 “안 후보와 지지자에게 미안” = 안 후보의 전격 사퇴 기자회견 직후 문 후보는 자신의 트위터에 “안 후보와 안 후보를 지지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이낙연 공동선대위원장은 “충격과 감동? 충격적 감동! 한동안 멍합니다. 안철수님,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십니다. 제 생각이 모자랐습니다”라고 추켜세웠다.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 사퇴 기자회견 후 “문 후보는 큰 결단을 해 준 안 후보에게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정중한 예의를 갖추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회동 일정은 아직 확정 안됐으며 이르면 24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눈물 삼킨 안철수 ‘아름답지 않은 양보’ = 대선 후보직 사퇴로 안 후보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두 번째 후보직 양보를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20분 서울 공평동 선거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할 것을 선언한다”며 “이제 야권 단일후보는 문재인”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감정이 복받친 듯 눈물을 삼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안 후보의 전격 사퇴는 여론 흐름이 갈수록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던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사퇴는 다분히 정치공학적인 판단’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안 후보는 최근 각종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하락세를 보여 왔고, 조직에서도 문 후보에 비해 절대적 열세였다. 정당 후보인 문 후보에 비해 단일화 포기 이후 정리할 게 적다는 점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말도 나온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안 후보가 ‘떠밀리듯’ 후보직을 사퇴하는 모양새를 보임으로써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선 26일을 앞두고 사퇴를 선언해버리면서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양 측은 단일후보 자리를 놓고 ‘이전투구’ 양상을 보였고 안 후보는 룰 공방을 벌이면서 기존 정치인 못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양 측 간 대립양상이 격화되면서 안 후보의 ‘기존 정치에 물 들지 않은 듯한’ 이미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국민들 사이에서 단일화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친야성향 인사들까지 나서서 단일화 협상 결렬을 안 후보의 책임이라고 몰아간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安 지지층 흡수할까? = 문 후보가 안 후보 지지세를 고스란히 흡수할 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의 퇴장이 도리어 ‘판을 깨버린 모습’을 연출했고,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양 진영 간 감정의 골이 깊어져 향후 ‘화학적 결합’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안 후보 지지모임인 CS코리아를 탈퇴한 회원 일부는 “중도세력과 국민의 뜻을 우롱하고 민주당과 야합한 안철수 후보가 새정치를 할 자격도, 능력도 없는 이중성을 보여주는데 환멸을 느낀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윤성이 경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번 안 후보의 후보사퇴에 의한 단일화는 안 후보 지지자들도 이해하기 힘든 방식”이라며 “최악의 단일화로 귀결된 만큼 문 후보 측은 힘든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후보가 ‘새정치 꿈은 잠시 미뤄지는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문 후보는 새정치가 아니라는 뜻 아니냐”며 “안 후보가 향후 대선 본선 과정에서 문 후보를 흔쾌히 도와줄 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안철수 퇴장’으로 막내린 긴박했던 하루 = 역제안과 양 후보 특사 급파 등 숨가쁘게 돌아갔던 이날 하루의 끝은 ‘안철수 사퇴’로 막을 내렸다.

이날 오전 10시45분경 문 후보 측은 전날 안 후보가 역제안한 ‘지지도+양자 가상대결’을 완곡하게 거부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단체가 제안한 안(적합도+양자 가상대결)과 안 후보 측 안을 놓고 진지하게 같이 협의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회동 카드를 내밀었다.

이에 안 후보가 문 후보에게 대리인 회동을 제안하고 문 후보가 수락하면서 낮 12시 시내모처에서 특사 간 회동이 이뤄졌다. 양 측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지지부진하게 실무협상을 논의를 이어가기보다 두 후보의 의중을 읽을 수 있는 특사를 파견해 협상 속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양측 특사는 4시간 가까이 담판을 했으나 최종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고,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오후7시 50분 특사담판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

이어 8시20분 안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에서 예상을 깨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소식이 알려지자 문 후보 측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듯 충격을 받은 반응을 보였다.

오후 9시20분경 문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은 “안 후보께서 정권교체를 위해 큰 결단을 해주셨다. 우리 모두가 안 후보께 큰 빚을 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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