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에 패소한 코오롱, 차세대 핵심사업 차질 빚나

입력 2012-08-31 10:46 수정 2012-08-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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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애플에 이어 한국기업의 미국 법원 잔혹사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에는 삼성이 스마트폰 특허소송에서 애플에게 참패했고 이번에는 기술침해 여부를 놓고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가 듀폰에게 졌다.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은 30일(현지시간) 코오롱이 듀폰의 특수 섬유 ‘아라미드’(Aramid) 기술 영업 비밀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20년간 생산·판매금지를 명령했다. 아라미드는 군수, 자동차, 항공·우주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첨단 신소재로 듀폰은 1973년부터 ‘케블라’라는 이름으로 판매해왔고, 코오롱은 2005년 ‘헤라크론’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이번 사건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듀폰은 2009년 2월 코오롱이 자사의 전직 직원을 채용해 아라미드 기술을 빼돌렸다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9월 미국 배심원들은 코오롱의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듀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법원은 배심원 평결을 그대로 받아들여 2달여가 지난 후 같은 해 11월 9억1990만달러(약 1조44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코오롱 측은 “잘못된 이론과 논리에 근거한 손해배상액 산정”이라며 “이 배상액은 설사 듀폰이 입을 수 있는 잠재적 피해를 가정하더라도 터무니없이 과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로버트 페인 판사는 별건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역시 듀폰의 손을 들어줬다. “코오롱이 듀폰의 기술을 빼돌렸다”는 작년 배심원의 판단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코오롱은 이번 판결로 야심차게 추진해 차세대 핵심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코오롱은 1979년부터 30년간 아라미드 상용화를 위해 2000억원을 투자했다. 2006년 1000톤이던 생산량은 2010년 5000톤으로 늘렸고, 매출액도 1000억원에 육박하며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때문에 코오릉 측의 실망감은 매우 크다. 코오롱 측은 “법원의 전 세계적 생산 및 판매금지를 판결한 데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판결은 법률적으로나 사실관계 면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생산·판매 금지에 대해 즉각 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조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액과 아라미드 판매금지는 듀폰이 주장하는 내용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 없다”며 “이번 결과를 바로잡을 충분한 법률적 사실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항소심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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