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경기 불황에 따른 대손상각비, 인건비와 보험료 증가 등에 따라 20% 넘게 감소했다. 특히 감사 부문 매출액은 경영자문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고금리와 경기둔화가 지속하면서 인수·합병(M&A)은 감소하고, 신외부감사법 시행으로 인한 회계감사 매출은 증가한 영향이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3 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223개 회계법인의 매출액은 5조8050억 원으로 전기보다 1035억 원(1.8%) 증가했다. 2022년 매출증가율(11.9%) 대비 증가 추세가 10%p(포인트) 이상 크게 둔화했다.
부문별 매출액은 감사 2조251억 원(34.9%), 경영자문 1조9195억 원(33.0%), 세무 자문 1조6689억 원(28.8%) 순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영자문(35.2%)이 감사(33.9%)를 앞질렀지만, 감사 부문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순위가 뒤집혔다. 신외감범으로 외부감사 대상 회사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4대 법인 매출액은 1.7%(493억 원) 증가한 2조8711억 원을 기록했고,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5%로 전기와 동일했다. 4대 법인의 감사 점유율은 올해 처음으로 절반 이상(50.5%) 비중을 차지했다. 감사·세무 점유율은 상승하고, 경영 자문 점유율은 하락한 영향이다.
매출 증가율은 삼일이 4대 법인 중 유일하게 경영 자문 매출 증가해 5.2%로 가장 높았다. 삼일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31억 원으로 '1조 클럽'을 달성했다. 한영은 경영자문 매출이 18.4% 크게 감소해 전체 매출액이 2022년 대비 4.8% 감소했다.
외부감사법에 의한 외부감사 대상 회사의 평균 감사보수는 4900만 원으로 전기보다 1.2% 감소했다. 이는 회계법인 규모가 클수록 대규모 회사에 대한 감사 비중이 커 감사 투입 시간이 증가하고, 평균 감사보수가 증가한 효과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대법인의 평균 감사보수 증가율은 3.4%로 등록법인(1.6%) 대비 상대적으로 높았다.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은 이사는 33개 회계법인 소속 총 221명으로, 이중 4대 법인 소속이 144명(65.2%)을 차지했다.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는 이사의 보수 평균은 7억6000만 원이며, 삼일이 최다 인원(65명)을 공시했다.
한편 전체 등록회계사는 총 2만6226명으로 이중 4대법인 소속은 7444명이었다. 4대법인 소속 회계사는 전기보다 9.1%(622명) 증가한 7444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4대 법인의 경우 5년 미만 경력 회계사가 과반(58.2%)을 차지하는 특징도 있었다. 4대법인 이외 회계법인의 경우 5년 미만 경력 회계사는 8.6%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