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에서 집계된 직전 최고 거래가보다 높거나 같은 가격에 팔린 최고가 거래 비중은 전체 거래(3029건)의 15.6%(472건)이었다.
한동안 활발한 거래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가격상승 피로감 누적과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과 대출규제가 겹치며 9월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5~8월 많게는 8800건을 넘었던 월간 거래량은 9~10월 3000여 건에 그쳤다. 정책자금대출 제한 등이 시행되는 등 자금줄이 막히자 매수자들의 거래 관망 기조가 확산, 최고가 거래사례도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달 최고가 거래 건이 많이 감소한 자치구는 △서초구 -58%(53건→22건) △은평구 -54%(26건→12건) △중랑구 -36%(11건→7건) △금천구 -33%(6건→4건) △노원구 -29%(7건→4건)이다.
9월 구축과 신축에서 최고가 거래가 모두 많았던 서초구는 10월 들어 전월의 절반에 못 미치는 22건의 최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9일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59.89㎡(이하 전용면적) 34억 원(25층)에 거래되며 종전 최고가(30억9500만 원, 21층)를 경신했다.
은평구에선 같은 달 11일 은평뉴타운상림마을7단지아이파크(706~708동) 84.42㎡가 8억 원(4층)에 손바뀜했다. 2017년 직전 최고가(4억8800만 원, 1층)보다 3억 원 이상 올랐다.
최고가 거래 건이 증가한 자치구는 △관악구 133%(6건→14건) △도봉구 117%(6건→13건) △서대문구 57%(7건→11건) △동대문구 42%(12건→17건) △성북구 30%(10건→13건) 등이다.
관악구는 지하철 접근성이 좋은 소규모 단지 위주로 최고가 거래가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봉천동 동원낙성대 74.75㎡가 종전 최고가(5억6700만 원, 7층) 대비 41% 높은 8억 원(7층)에 거래됐다.
도봉구에선 5억 원 미만의 저가 중소형 면적 위주로 최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같은 달 2일 방학동 동양크레오 59.98㎡는 4억4500만 원(9층)에 팔렸는데, 이는 종전 최고가(3억3700만 원, 9층)보다 32%가량 높은 가격이다.
절대적인 최고가 거래 건수는 강남구가 78건으로 전월(74건) 대비 5.4% 늘며 가장 많았다. 가격 방어가 비교적 잘 되는 압구정 현대와 개포동, 대치동 일대 준 신축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15일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84.93㎡가 32억 원(9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쓴 종전 최고가 29억 원(14층)을 갈아치웠다. 압구정동 현대5차 82.23㎡는 8월 44억8000만 원(6층)에 거래된 이후 10월 들어 47억 원(12일, 6층), 47억9800만 원(24일, 3층)에 거래되는 등 연이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수도권 아파트 중심으로 거래가 주춤한 가운데 정책대출 제2금융권의 대출이 제한되는 등 대출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매수를 고려했던 수요자들의 주요 자금줄이 막히며 당분간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짙은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고 국내 경제, 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미국 우선주의 정책 영향으로 인한 원화 인플레이션과 고환율이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금리가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보호주의로 미국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예측이 나오며 국내 기준금리 변동 가능성이나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