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만 봐도 미국에선 5일간의 ‘사이버 위크’ 동안 2억40만 명이 물건을 구매했는데 이는 전체 인구의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연말까지 이어진 홀리데이 시즌 소매 매출은 최대 9666억 달러(약 1333조9000억 원)였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이 시기 해외 직접구매에 대거 몰리면서 물건이 들어오는 공항 세관은 검수물량 폭주로 비상이라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왔었다.
유럽도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 열기는 뜨겁다.
핼러윈 특수가 지나기 무섭게 대형 쇼핑몰 상가의 유리벽은 호박램프, 빗자루를 탄 마녀가 사라지고 큼직하게 할인율을 제시한 블랙 프라이데이 광고물로 도배됐다. 특히 가전과 의류, 뷰티매장은 사활을 건 모양새다. 나라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해 유럽의 블랙 프라이데이 평균 할인율은 30%안팎이었다.
‘finder.com’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 38억 파운드(약 6조8000억 원)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대비 8억 파운드가 늘어난 수치다.
올해 독일인들은 이 쇼핑축제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인플레이션 때문’이란다.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물가 상승으로 연말 선물과 파티 지출을 줄일 것이라며 그 대안으로 할인 폭이 큰 블랙 프라이데이 때 크리스마스 쇼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의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1인당 예상 지출액은 평균 311유로로 집계됐다. 눈에 띄는 건 처음으로 여행상품 구매 의사가 톱5 안에 들었다는 점이다.
홀리데이 시즌엔 단기간에 사람과 돈이 몰리다 보니 쇼핑사기도 기승이다. 지난해 영국에선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쇼핑사기로 피해자들이 평균 970파운드의 손실을 봤다고 바클레이즈(Barclays)는 밝혔다. 가장 흔한 유형 중 하나는 사기성 웹사이트 링크가 포함된 가짜 소포 배달 문자였다.
소매업체가 블랙 프라이데이 전에 가격을 인상하는 기준가격 조작도 대표적인 사기 사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할인율이 클수록 더 주의해야 한다. 40%, 50% 할인이라면 가짜 프로모션일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최고의 조건으로 구매한다고 생각하도록 소매업체가 기준가격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chehot@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