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국내 증시 홀로 뒷걸음질을 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코스피 반등의 최대 변수로 지목됐다. 솟구치는 환율을 잡지 못하면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출 압력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 하락을 견디다 못해 미국 시장으로 주식 이민을 떠나고 있다. ‘증시 부진→환율 급등 →외화 유출’의 악화일로가 가속화하는 흐름이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과 원달러 환율의 추이를 2016년 이후 살펴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본격화하던 2020년을 기점으로 원달러 환율은 급격히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20년 373억 달러에서 이날 기준 약 1035억 달러로 집계됐다. 약 5년 만에 3배 넘게 성장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던 2020년 3월 당시 원달러 환율은 장중 20원 넘게 폭등하며 2016년 이후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당 원화는 1200원대 중반 수준이었다. 이후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수습에 나서면서 1100원대로 내려왔지만, 불붙은 미국 주식 열풍은 수습하진 못했다. 그해 초 91억 달러에 불과했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1년 만에 375억 달러로 급성장하며 연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 이민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후 2021년 6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사랑과 함께 원달러 환율은 2022년 10월 1420원대까지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