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2024 여성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는 공식 행사가 시작되는 오후 2시 이전부터 각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여성리더들이 속속 모여들며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추석 연휴가 지난 9월 중순임에도 불구, 여전히 무덥고 찌는 날씨에 땀을 연신 닦으며 행사장을 찾는 참가자들도 종종 눈에 띄였다. 10년째 콘퍼런스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은 올해도 누구보다 일찌감치 행사장을 찾았고 VIP 티타임실에서 축사를 맡은 김병환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내외빈들을 맞았다.
VIP티타임에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크리스티나 온고마(Christina Ongoma) 국제금융센터(IFC) 동북아시아 및 태평양 총괄본부장과 콜린 크룩스(Collin Crooks) 주한 영국대사와 좌장을 맡은 최운열 한국공인중계사회장 토론 패널인 박기숙 한국여성건설인협회장과 박주근 리더스 인덱스 대표이사,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석해 담소를 나눴다.
스탠딩 형식으로 진행된 자리인 만큼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안부를 나눴다. 강신숙 Sh수협은행장과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조경선 신한DS 대표, 박현남 도이치은행 대표 등 여성 최고경영자(CEO)와 이정숙 KB국민은행 사외이사, 곽산업 KB국민은행 디지털사업그룹 부행장, 박현주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 김미숙 하나금융 그룹인사총괄 부사장, 정현옥 우리은행 금융소비자보호 부행장, 이민경 NH농협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문 부행장 등 여성 리더들도 함께했다.
지난 주말 취임 50일 째를 맞은 김병환 위원장은 "취임 후 (여성 관련) 행사에 참여한 것은 처음으로 뜻 깊은 행사"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축사를 하면서 두 번의 박수를 받았다. '취임 후 첫 언론사 축사를 이 자리에서 하게 돼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될 것 같다'는 것과 '금융위에 여전히 여성 국장이 없는데 임기 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깜짝 발언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것이다.
외국계 금융기관 참석자 간 반가운 인사도 오갔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의 제이슨 알포드(Jason Allford) 소장은 기조연설을 맡은 온고마 총괄본부장에게 “잘 지냈냐”며 인사를 건넸다. 그는 크룩스 대사와 한국에서의 생활이 어떤지 가벼운 대화를 주고받은 뒤 업무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온고마 본부장은 “IFC에서 주한 영국대사관에 금융 관련 업무를 요청할 때 어디로 해야 하는지” 물었고, 이에 콜린 대사는 대사관 내 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관련 부서가 있다며 안내했다.
주요 은행 부행장들은 이날 콘퍼런스의 주제인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한 포용적 과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곽산업 부행장은 “금융 분야는 임금 격차가 많이 좁혀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여성 임원 수가 적은 상황”이라며 “제조업 분야 등은 성별 임금 격차가 체감할 정도로 큰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오늘) 듣겠다”고 말했다. 이민경 부행장은 “과거 여성금융인 국제 콘퍼런스 행사보다 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분들이 많이 오신 듯하다”며 금융권 외 분야 전문가들은 성별 임금 격차와 관련한 어떤 발표를 할지에 대해 궁금하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대화도 오갔다. 크룩스 대사는 이은미 대표에게 “영국 진출에 관심이 있는가”라며 “토스뱅크 인원이 몇 명 정도 되는지, 해외 진출 시 애로 사항이 있는지” 등을 질문했다. 이 대표는 “영국, 일본 등으로의 해외진출에 관심이 있다”며 “여성으로서 경영할 때 다양한 백그라운드가 매우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