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바이어 왕쯔웨이(가명)는 11일 오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2024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서울푸드)’ 부스 이곳저곳을 바쁘게 돌아다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코트라)가 주최한 이 전시회에는 한국 식품산업 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살피러 온 국내외 업계 종사자들로 인산인해였다.
올해 42회째인 서울푸드는 국내 최대 규모이자 아시아 4대 식품 전문 전시회다. 특히 이번엔 전 세계 52개국, 1605개사가 참여해 참가기업 수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최근 K콘텐츠의 세계적 인기로 인해, K푸드에 대한 세계적 인기가 반영된 것으로 여겨졌다.
이날 전시회에서 단연 최고 인기부스는 최근 미국에서 대박을 친 냉동김밥 제조업체 ‘올곧’이었다. 올곧이 수출하고 있는 유부우엉·야채·버섯잡채·잡채 4종의 비건(Vegan) 김밥은 미국에서 품절대란을 빚으며 연일 화제다. 부스 개장 2시간이 채 안됐는데도 약 25팀이 수출상담을 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올곧 관계자는 “창립 3년 만에 미국에 월 25개 컨테이너에 달하는 김밥을 수출하고 있다”며 “이에 힘입어 작년에 연 매출 700억 원을 달성했고 이중 해외 매출이 500억 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인 K푸드 붐 덕분에 오늘만 해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슈퍼마켓 체인, 현지 물류 유통사에서 수출 문의가 끊임없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덧붙였다.
수출효자로 급부상한 대표 K푸드, 김 제조업체 ‘광천김’ 부스에도 바이어들과 관객의 발길이 계속 됐다. 광천김은 서울푸드에서 올 4월 론칭한 ‘도트김밥’을 전면에 내세웠다. 대체육으로 만든 식물성 김밥, 유기농 인증 원료로 만든 유기농 김밥, 육류·어류·유제품을 전혀 넣지 않은 비건김밥이 대표 상품이다. 광천김은 기존 김 제품뿐 아니라 김밥 제품을 통해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허성문 광천김 영업총괄본부장은 “해외에선 인기가 많은 김을 활용한 김밥 제품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했다”면서 “특히 해외에서 유기농 제품 수요가 높아, 미국 전역에도 수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푸드에선 K푸드의 해외 수출 확대 지원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특히 라이브커머스 스튜디오에서는 왕홍(중국 인플루언서) 리리가 미리 선정한 국내 18개 식품사의 콩국 가루, 김부각 등을 열심히 홍보했다. 스마트 폰 하나로 중국 모바일 플랫폼 ‘콰이쇼우’에 방송한지 5분이 채안돼 3300명이 시청하기 시작했다. 서울푸드 관계자는 “영향력이 큰 왕홍을 통해 실시긴으로 중국 소비자들에 국내 제품을 홍보하는 동시에 판매까지 이어졌다”며 “전시회 기간 국내, 베트남 인플루언서를 통해 국내외 홍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해외 참가기업의 비즈 컨설팅을 진행하는 한편 코트라 해외무역관이 글로벌 유통 바이어를 대거 유치해 국내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도 지원했다. 이를 통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산업을 글로벌 성장 산업으로 육성해 2027년까지 110조 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푸드 관계자는 “47개국 해외바이어 250개사가 방한, 국내 식품기업들과 총 2억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1억5000달러 규모의 계약 체결이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