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플레이션은 호재”…30조 모바일 식권시장 경쟁 치열

입력 2024-05-29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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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객이 구내식당에서 '식권대장'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벤디스)
▲한 고객이 구내식당에서 '식권대장'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벤디스)

식자재, 인건비 등 고물가로 인해 점심식사 메뉴 가격까지 오르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하면서 모바일 식권 시장이 푸드테크 기업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까지 ‘식권대장’ 운영사 벤디스를 품에 넣을 정도다. 엔데믹으로 출근이 일상화된 데다 고물가에 따른 가성비 구내식당 수요도 상대적으로 높아져, 당분간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이 앞 다퉈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 전망이다.

29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식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벤디스’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현대벤디스’로 변경했다. 202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이후 계열사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너지를 얻기 위해서다. 벤디스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편입 1년 만에 고객사가 2000곳에서 4000곳으로 급증하는 성과를 냈다. 현재 고객사 수는 4300여 개에 달한다. 이런 성과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신뢰도에 기반한다. 현대벤디스 관계자는 “후불정산 방식인 모바일 식권사업 특성상 운영사에 대한 신뢰도가 특히 중요하다”며 “현대백화점그룹 편입 이후 그 명망 덕분에 대기업 고객사와의 계약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벤디스에 이어 시장 장악력이 큰 모바일 식권 기업 ‘식신’도 연내 기업공개(IPO)를 위해 채비를 하고 있다. 2월 프리IPO를 통해 30억 원을 유치, 시장의 긍정적 평가를 받았고 조만간 코스닥 시장 입성이 목표다. 식신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업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첫 번째 개척지는 베트남이다. 현지 진출한 우리나라 대기업 사업장을 교두보 삼아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NHN 계열사 ‘페이코’도 간편결제 등을 앞세워 모바일 식권 서비스 확장과 이용자 편의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직장인 밀집지역의 오프라인 식권존과 요기요 등 배달서비스, CJ쿡킷 등 쇼핑몰, BBQ 등 프랜차이즈 자체 앱에서도 ‘페이코 모바일 식권’ 사용을 가능케 하고 있다. 이 덕분에 페이코는 모바일 식권 업체 중 가장 많은 7만여 곳을 제휴처로 두고 있다. 이밖에 ‘비플식권’, ‘코나비즈’ 등 후발업체들도 모바일 식권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모바일 식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식신에 따르면 국내 직장인 수는 1900만 명대(건강보험 직장가입자 기준, 피부양자 제외)로, 이들의 점심 식대 시장 규모는 약 30조 원으로 추정된다. 통상 기업이 점심 식대의 절반을 부담한다고 치더라도, 기업 거래처를 확보하면 15조원의 시장이 있는 셈이다.

푸드테크업계 관계자들은 “모바일 또는 간편결제가 일반화 됐음에도, 여전히 종이식권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 많은 만큼, 모바일 식권 사업의 성장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기업 입장에서도 소위 ‘식권깡’ 등 식대 오남용을 줄일 수 있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 모바일 식권 제휴 식당도 배달수수료앱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수료를 부담하면서도 단골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크다.

먹거리 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는 점도 모바일 식권 시장 확대의 호재다. 신한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023 보통사람 금융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인들은 점심 한 끼에 평균 1만 원을 지출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10명 중 7명은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주로 도시락을 싸거나 편의점 간편식,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현상이 오히려 모바일 식권 업체에겐 호재인 상황”이라며 “현대벤디스처럼 대기업을 등에 업은 곳과 탄탄한 영업력과 해외시장까지 노리는 푸드테크 기업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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