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혁신위 조기 해체 수순...올라가는 ‘기현산성’

입력 2023-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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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지도부 혁신안 수용 안 할 듯
김기현, 지도부 체제 공고화
공관위 출범으로 국면 전환 가능성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0일 지도부에 자신을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말한 지 2시간 만에 김기현 대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김 대표는 “그간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갖고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혁신위는 지도부·중진·친윤의 험지 출마 및 불출마 혁신안에 대해서도 4일까지 공식 답변을 달라고 최후통첩 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혁신위의 인적 쇄신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일 인 위원장이 ‘용퇴론’을 처음 권고한 이후 한 달 동안 김 대표는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 대표 1기 지도부에서 수석대변인을 맡았던 강민국 의원은 SNS에 “혁신위는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당의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는 곳이지 의원들의 정치적 생명을 쥐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옥상옥이 아니다”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혁신안 수용이 좌절된다면 혁신위는 조기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30일 조기 해체 가능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혁신위가 지도부를 향해 ‘용퇴론’을 처음 압박할 때만 해도 “혁신위 해체로 김기현 체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말이 나왔지만, 현재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는 “당분간 김기현 대표 체제로 당이 운영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비대위 전환설이 흘러나왔지만, 당장 비대위원장을 맡을 인사가 없는 데다 신임 비대위원장이 당을 잘 이끌 것이라는 확신도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당내 혼란을 대비해 지도부 체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 후임으로 자신과 가까운 대구·경북(TK) 출신인 김석기 의원을 신임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대표 특별보좌역에 조정화 전 부산 사하구청장를 비롯해 당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인 김기윤 변호사, 당 인재영입위원을 맡은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김영민 당 디지털정당위원장 등을 임명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김 대표가 자기 사람을 임명하면서 체제를 강화하려는 심산”고 평가했다.

김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를 띄우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달 30일 KBS라디오에 나와 “(혁신위가) 김기현 우리 대표 현 지도부 체제와 관계가 된다”며 “혁신위가 거의 역할을 지금 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관위를 다시 출범시켜서 국면을 전환시켜야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실제 공관위는 지난 총선 대비 약 한 달 앞서 조기 출범시키기로 한 상황이다. 김 대표도 지난달 30일 공관위원장 후보에 대해 “차츰차츰 생각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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