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방 점진적→적절히, 기준금리 연속 인상 시사로 인식
국제유가 급등 등으로 글로벌 인플레 우려도..국고채 3년물 입찰 부진에 매물
심리 훼손, 11월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당분간 약세장 불가피
채권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장단기할 것 없이 모두 약했다. 특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8%대로 올라서며 2년7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격차도 100bp를 돌파해 10년7개월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하루 오름폭 역시 11bp를 넘겨 8년6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연휴사이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 급등 등 요인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인플레 우려가 확산했다. 관심을 모았던 한국은행 10월 금융통화위원회도 사실상 50bp 인상같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인상 소수의견은 두명에 달했고, 특히 통화정책방향 문구에서 ‘점진적’을 ‘적절히’로 변경한 것을 두고 이주열 총재는 “한번 건너뛰는 도식화 해석을 시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3월말 종료예정인 이 총재 임기와 관련해서도 “기준금리 조정을 임기와 결부시킬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올 11월과 내년 1월 연속 인상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드렸다.
금통위로 인해 오후로 변경된 국고채 3년물 입찰도 부진했다. 이에 따라 헤지 물량 등 매물이 쏟아졌다. 앞서 기재부가 실시한 1조2000억원 규모 국고채 3년물 입찰에서 예정액 전액이 낙찰됐다. 응찰액은 3조8300억원으로 응찰률은 319.2%를 보였다. 낙찰금리는 금융투자협회 오후 고시금리(1.703%) 보다 높은 1.790%였다. 응찰금리는 1.755~1.830%였으며, 부분낙찰률은 35.1%였다.
12일 채권시장과 금투협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8.4bp 상승한 1.623%로 2019년 5월30일(1.652%)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3년물도 11.4bp 폭등한 1.815%를 보였다. 이는 2019년 3월7일(1.817%) 이후 최고치다. 하루 오름폭 역시 월물교체 효과로 14.5bp 급등했던 6월10일을 제외하면 2013년 4월11일(15bp 급등)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고5년물은 8.6bp 오른 2.135%로 2018년 10월24일(2.142%) 이후 가장 높았다. 국고10년물은 7.3bp 상승한 2.447%로 2018년 10월8일(2.453%)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고30년물과 50년물도 5.9bp씩 올라 각각 2.330%에 거래를 마쳤다. 이 또한 2018년 10월8일(2.365%)과 8월16일(2.344%) 이후 3년2개월만에 최고치다.
국고10년 물가채도 13.3bp 급상승한 1.017%를 보였다. 이는 작년 6월22일(1.037%) 이후 최고치며, 지난해 3월19일(22.3bp 급등) 이래 최대 상승폭이다.
가계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이자율스왑(IRS) 준거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91일물 금리도 오후 고시에서 1bp 상승한 1.06%를 보였다. 이는 3거래일만에 오름세를 재기한 것이며, 전년 5월8일(1.08%) 이후 최고치다.
10-3년간 금리차는 4.1bp 좁혀진 63.2bp를 보였고, 30-10년간 금리도 마이너스(-)11.7bp로 12거래일연속 역전 상황을 지속했다.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6.0bp 하락한 143.0bp를 보였다. 7일 151.2bp로 7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인 이래 2거래일연속 하락세다.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36틱 급락한 106.6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8년 11월9일(108.69) 이후 최저치다. 장중엔 108.58까지 떨어져 역시 2018년 11월7일(108.54)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109.15였다. 장중변동폭은 57틱에 달했다. 이는 작년 4월21일 140틱 이후 1년6개월만에 최대폭이다.
미결제는 35만1390계약을 보였다. 거래량은 25만8502계약으로 지난달 29일(26만358계약) 이래 가장 많았다. 원월물 미결제 201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74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9898계약을 순매도해 20거래일째 순매도를 지속했다. 이는 2013년 10월30일부터 12월2일까지 기록한 24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8년만에 최장 순매도다. 개인은 2000계약을 순매도해 나흘연속 매도세를 이어갔고, 금융투자도 1378계약을 순매도해 나흘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반면, 은행은 7900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대응했다.
미결제는 14만3204계약을, 거래량은 7만32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 5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9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4577계약을 순매도해 사흘만에 매도전환했다. 개인도 1614계약을 순매도해 나흘째 매도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융투자는 4851계약을 순매수해 나흘째 매수했다. 투신도 1300계약을 순매수해 사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선은 5만6674계약으로 2018년 2월22일(5만6607계약) 이후 3년8개월만에 가장 적었다. 10선은 4만933계약으로 6월2일(3만9669계약) 이래 최저치였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19틱을, 10선은 저평 14틱을 각각 보였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그는 또 “심리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정부나 한은에서 금리상승에 대해 그리 우려하는 모습도 아니었다. 글로벌 인플레 우려가 심화됨에 따라 현 분위기가 쉽게 꺾이긴 어려워 보인다. 변동성은 다소 확대될 것으로 보이나 약세흐름이 우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지난주말 미국 금리가 상승했으나 금통위 동결 기대감으로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외인 선물매도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동결 발표 이후엔 강세 전환을 시도하기도 했다.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총재의 매파적 스탠스가 확인되면서 금리는 속등하기 시작했다. 오후엔 국고채 3년물 입찰 부진과 헤지 및 손절성 매도 물량이 가세하면서 금리는 큰 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월 하순 금통위에서 정책금리 인상이 확정되다시피했다. 연말까지는 투자매력이 사라졌다. 테이퍼링과 관련해 미국금리 불확실성도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물가 우려도 심각해지고 있다”며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분간 강세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