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은 장중 1180원을 밑돌며 한달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미국 연준(Fed)의 긴급 50bp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조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우려도 희석되는 분위기였다. 국내 확진자 증가세도 주춤해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또한 나흘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상승폭도 전일 2%대에 이어 1% 넘게 급등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달러 환율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기 이전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중앙은행 공조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우려도 두드러지게 희석된 하루였다고 전했다. 다만, 추가 하락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연준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과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추이 내지 하단에서의 수요 등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꼽았다. 다음주까지 원·달러는 1170원 내지 1180원을 하단으로 하고 1190원에서 1195원을 고점으로 하면서 공방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118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88.5원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8.6원을 기록했다.
역외환율은 6거래일째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85.1/1185.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2.2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코로나19 관련 이슈에서 한발 비켜가는 하루였다. 이젠 많이 둔감해진 모습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조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연준이 50bp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 일본은행(BOJ) 총재가 한마디 했었고, 호주도 금리인하를 했다. 어젠 캐나다 중앙은행도 금리인하를 단행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럽 금융위기때도 그렇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동시에 개입하면서 시장이 어느정도 안심하는 것 같다. 유동성위기나 신용위기가 아니다보니 시장에 달러화가 많이 풀려있는 상황이다. 실제 1200원대에선 네고도 많았다. 외국인도 채권시장에서 원화국채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스왑시장에서도 오롯이 금리차만 반영하는 모습”이라며 “원·달러는 대구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 중국 우한이 이슈가 될 때 레인지 하단까지 돌아갔다. 다만, 더 하락하기엔 추가 모멘텀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까지 원·달러는 1180원과 1190원 사이에서 공방을 벌일 듯 싶다”고 진단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안화가 장중 좀 하락하긴 했는데 원화하락 정도는 아니었다. 주식시장이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롱스탑이 나온 듯 싶다”며 “1180원 부근에 주요 지지선들이 있다. 다음 지지선은 60주 이평선이 놓인 1170.1원이다. 시장은 좀더 밀어보려고 할 것 같다. 다만,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세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경제지표 부진 우려도 있다. 하단에선 수요도 적지 않을 듯 하다. 다음주 원·달러는 1170원에서 119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26엔(0.24%) 떨어진 107.29엔을, 유로·달러는 0.0003달러(0.03%) 오른 1.1136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113위안(0.16%) 상승한 6.9338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5.93포인트(1.26%) 급등한 2085.26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2%대 급등을 포함해 나흘째 상승하는 모습이다. 반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295억700만원어치를 매도해 순매수 하룻만에 매도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