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다 낳았어요.”, “우리 집 고양이가 새끼를 나았어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표현들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쓰려고 하면 의외로 종종 헷갈리는 단어, ‘낳다’와 ‘낫다’.
‘낳다’는 ‘배 속의 아이·새끼·알을 몸 밖으로 내놓음’을 뜻한다. 반면 ‘낫다’는 ‘병이나 상처 따위가 고쳐져 본래대로 됨’을 의미한다. 이렇듯 의미상 차이가 분명한데, 막상 쓰려고 하면 받침이 ‘ㅎ’인지, ‘ㅅ’인지 혼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두 단어의 발음이 비슷해서 생기는 착오 때문일 것이다.
우선 ‘낳다’는 발음이 [나ː타]로, 낳아[나아]·낳으니[나으니] 등으로 활용한다. ‘낫다’는 [낟ː따]로 소리 내며, 나아[나아]·나으니[나으니] 등으로 쓰인다. 이 두 단어의 활용 형태를 살펴보면, 우리가 헷갈리는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낳아’ ‘나아’의 발음이 [나아]로, ‘낳으니’ ‘나으니’의 발음이 [나으니]로 똑같다. 발음이 같다 보니, 쓸 때 두 단어의 받침을 혼동하는 것이다.
하지만 용언의 활용 규칙을 알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낳다’는 규칙 동사이다. 따라서 어간(낳-)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여 ‘낳아, 낳고, 낳지’ 등으로 쓴다. 반면, ‘낫다’는 ㅅ불규칙 용언이다. 어간(낫-) 뒤에 오는 모음·자음에 따라 ‘나아, 낫고, 낫지’ 등과 같이 불규칙하게 변한다.
첫머리에서 언급한 예문 내 용언 ‘낳았어요’와 ‘나았어요’는 이와 같은 이유로 틀린 표기이다. 의미상 두 단어의 위치가 뒤바뀌어야 맞다. “감기가 다 낳았어요”의 경우, 병이 고쳐져 본래대로 된다는 의미이므로 ‘낫다’가 기본형이다. ‘낫다’는 ㅅ받침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는 탈락되는 불규칙 용언이므로 “나았어요”로 고쳐야 맞다. “우리 집 고양이가 새끼를 나았어요”의 경우에는 배 속의 새끼를 몸 밖으로 내놓음을 뜻하므로 ‘낳다’가 기본형이다. 규칙 동사인 ‘낳다’는 어간이 변하지 않으므로 “낳았어요”로 써야 바르다. 감기는 ‘낫는 것’이고, 새끼는 ‘낳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약한 감기 증세에도 긴장을 하게 된다. 더 이상 확산하지 않고 확진환자들이 하루빨리 낫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