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기후변화 최대 피해국 중 하나로 손꼽혀
아프가니스탄이 탈레반 재집권 이후 처음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압둘 카하르 발키 탈레반 정부 외무부 대변인은 오는 11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COP29에 참석하기 위해 국립환경보호청(NEPA) 당국자들이 아제르바이잔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주최국인 아제르바이잔이 아프가니스탄 환경당국 관계자들을 옵서버 자격으로 초청했다”면서 “양자 회담을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 대표가 유엔 기후 관련 회의에 참석한 것은 미군 철수로 탈레반이 아프간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 처음이다. 국제사회는 현재 탈레반이 이끄는 아프가니스탄을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에 COP29는 2021년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회담에서 배제해왔으며, 아프가니스탄 비정부기구(NGO) 단체들도 기후 협상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아제르바이잔도 아프간 탈레반을 공식 정부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2월 아프간 수도 카불에 대사관을 다시 열었고, 최근에는 경제 관료들이 카불을 찾아 탈레반 인사들과 양국 무역 관계 회의를 여는 등 탈레반과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프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전 세계 배출량의 0.08%에 그치지만, 가뭄과 홍수, 토지 황폐화 등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5월에는 대규모 홍수로 수백 명이 사망하고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탈레반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이 아프가니스탄의 민간인들에게만 고통을 가중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