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RB, AIG 지원 결정에 국내 증시 회복

입력 2008-09-17 11:32 수정 2008-09-1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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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날(현지시각) 오전 10시 AIG에 850억달러의 자금지원을 결정함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은 일단락되는 상황이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이러한 호재를 반영한 가운데 상승 폭을 확대, 전날보다 3% 이상 급등한 1430선까지 올라섰다.

먼저 FRB의 구제금융을 살펴보면 브릿지론 형태로 850억달러를 지원하는 대신 79.9%에 달하는 워런트 형태의 지분을 확보해 향후 AIG의 모든 자산은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데 우선적으로 활용될 것이란 내용을 주요 골자로 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이 도덕적 해이라는 일각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AIG가 파산했을 경우 예상되는 글로벌 금융시장 붕괴라는 재앙적 결과를 가정했을 때 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AIG의 총자산이 1조 달러가 넘고 20여개 국가 및 130개 이상의 자회사를 가진 세계 최대의 민간보험사라는 점과 더불어 다양한 투자기관들과의 CDS 계약액 규모가 4400억 달러에 이르는 상황이므로 만약 파산하게 된다면 전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이 리먼과 같은 투자은행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850억불의 자금지원은 현 신용위기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AIG가 리먼브라더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일단락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대폭 완화돼 추가 부실사태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국내 증시 또한 단기적으로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영국계 은행인 바클레이즈가 이날 리먼브러더스의 북미지역 투자은행과 자본시장 영업부를 현금 2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고 뉴욕 본사와 뉴저지주에 있는 두 곳의 데이터 센터를 15억달러에 사들이기로 결정했다는 소식 또한 시장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바클레이즈의 이번 결정을 두고 리먼의 핵심자산을 인수함으로써 거래상대방 리스크를 떠안을 필요가 없어져 악성자산 인수 부담을 덜어냈다며 바클레이즈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보다 현명했다고 보도했다.

송재혁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동결과 관련해 "FRB가 리먼사태 발생과 더불어 AIG 파산우려까지 촉박한 시간 속에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번 AIG 긴급 자금 수혈 역시 금리동결과 연결지어 해석할 때 금리 처방보다 유동성 공급 카드 처방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 이코노미스트는 "현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이 미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과 신뢰의 상실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금리 인하가 실질적인 시장 안정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 확신이 없었을 것이고 부실 금융기업 처리에 정부가 실개입을 통한 유동성 순환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미 정부가 워런트 형태로 79.9%의 AIG 지분을 확보하게 되면서 AIG의 기존 주주가치는 상당 부분 훼손될 것으로 보여지나 일단 파산은 피했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더불어 심각한 주가 희석 효과가 상충됨에 따라 AIG 주가는 높은 변동성 속에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도 나왔다.

정문석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리먼과 AIG의 자산 매각은 지속된다는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을 시장참가자들은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일단 자금지원이 브리지론의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신속한 자산매각에 따른 자금상환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코노미스트는 "이 경우 AIG가 보유하고 있는 위험자산을 우선적으로 매각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다시 말해 파산보호를 신청한 리먼과 함께 AIG가 보유 중인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 마켓에서의 주식, 채권 매각이 대폭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이날 주식시장의 단기 반등을 놓고 섣부른 낙관론을 펼치는 데 다소 무리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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