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으로 대표되는 아세안 5개국 성장이 눈에 띠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https://img.etoday.co.kr/pto_db/2019/09/600/20190922100356_1368336_1198_423.jpg)
이같은 성장세엔 FDI 역할이 컸다는게 한은측 판단이다. 실제 금융위기 후 보호무역주의 강화, 글로벌 분업체계 약화 등으로 세계 FDI 총 유입액은 증감을 반복한 반면, 아세안 5개국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실제 2010년 470억달러에 그쳤던 FDI 유입액은 2018년 686억달러를 기록해 7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같은기간 세계대비 비중으로는 3.4%에서 5.3%로, 신흥국 대비 비중으로는 6.8%에서 9.3%로 급증한 것이다.
이들 국가들에 대한 주요 투자국은 동아시아국가들로 경제발전과 함께 아시아 주요국들과의 무역연계성이 확대되면서 FDI 투자가 증가하는 선순환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주요투자국으로는 싱가포르(기간중 전체 유입액 대비 비중 26.3%)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일본(22.5%), 홍콩(10.7%), 중국(7.3%), 한국(7.1%)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특징은 아세안 5개국간에도 산업별 FDI 유입 비중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저임금 노동력과 천연자원 등 부존자원과 경제여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필리핀은 제조업 부문에, 소득수준이 높은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서비스업에 대한 FDI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팜유, 석유 및 천연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농림어업 및 광업에 대한 FDI 유입 비중이 높았다.
보고서는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아세안 5개국은 생산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중국을 대체하는 글로벌 생산거점으로 부상하면서 다국적기업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대일로,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 등 아시아 지역 주도권 확보를 위한 중국의 역내 국가 경제협력 강화도 중국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꼽았다. 아울러 이들 국가의 견실한 성장세와 인구 증가 등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인프라와 제도적 여건 등 기업 경영환경이 미흡하다는 점, 일부 국가에서는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 등은 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병록 한은 아태경제팀 과장은 “아세안 5개국의 역할이 강화되고 확대되는 만큼 우리나라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겠다”며 “해외 생산기지 구축과 내수시장 확보, 대중국 수출 의존도 축소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