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망언(妄言)

입력 2019-05-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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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제39회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이 지났지만 이른바 ‘5·18 망언’에 대한 논란과 공방은 끊이지 않고 있다.

망언은 妄言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망령될 망’, ‘말씀 언’으로 훈독하므로 망언은 “망령된 말”이라는 뜻이다. ‘망령되다’의 ‘망령’은 ‘妄靈’이라고 쓰며 ‘靈’은 ‘신령 령’이라고 훈독하는데 ‘정신’, ‘영혼’ 등의 의미를 가진 글자이다. 그러므로 국어사전은 ‘망령’에 대해 “늙거나 정신이 흐려져서 말과 행동이 정상에서 어그러지는 상태”라는 풀이를 하면서 이와 비슷한 말로 ‘망발(妄發:망령의 발작)’을 들고 있다. 이런 풀이들을 종합해 보면 ‘망언’은 “늙거나 정신이 흐려져서 말과 행동이 정상이 아닌 어그러진 상태에서 하는 말”이라는 뜻이 된다.

논리적으로 보자면 망언을 한 사람은 망언을 취소하거나 시정할 수 없다. 이미 정신이 흐려져 망령이 든 상태이므로 특효약의 특별한 효과를 보지 않는 한, 제정신으로 돌아와 제대로 된 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처럼 망언에 대해서는 본인의 사과나 정정발언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나서서 사과하고 다시는 망언이 나오지 않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망령 든 사람이 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망언을 해댐으로써 길 가는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면 그 사람이 망령이 들었다는 이유로 용인하고 방치할 게 아니라, 당연히 보호자가 나서서 그런 망언을 더 이상 하지 않도록 조치도 하고 사과도 해야 하며 필요하면 공권력을 요청하여 망령 든 사람을 공공장소로부터 격리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물론, 정당한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여 매도하는 일도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망언인지 아닌지는 국민들이 판단한다. 국민들이 이미 망언으로 규정하고 온갖 언론들이 다 ‘망언’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사건이라면 그것이 망언임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더 이상 뻔뻔한 망언이 오히려 보호를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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