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 ‘윤리 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고질적인 불법 리베이트 관행을 혁신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 인증을 획득했다. ISO 37001은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제시하는 표준에 따라 운영하는 리베이트·금품·뇌물 방지를 위한 부패방지경영시스템이다. 모든 임직원에게 부패방지, 윤리경영을 위한 역할과 의무가 부여된다. 윤리경영과 뇌물수수 방지 등에 대한 실천 지침도 구체적으로 마련, 이행해야 한다. 인증 후 1년 내 사후 심사가 진행되며, 3년 후 갱신 심사도 받아야 한다.
2017년 11월 업계에서 가장 먼저 ISO 37001 인증을 받은 한미약품을 시작으로, 지난해 상반기 유한양행과 GC녹십자, 일동제약, JW중외제약 등이 인증을 획득했다. 이어 하반기 동아에스티, 종근당, 대웅제약, 안국약품 등이 속속 인증 소식을 알렸다.
이 같은 움직임은 업계 최대 문제점으로 꼽히는 리베이트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각 기업의 자정 노력으로 해석된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리베이트 이슈로 실추된 업계 전반적인 이미지를 개선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준법 경영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제약사들은 ISO 37001 인증 획득을 위해 내부 시스템을 개선하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종근당은 부서별로 부패 위험을 진단·평가하고 부패방지 방안을 마련했으며, 강도 높은 내부심사를 진행했다. 안국약품은 내·외부 부패리스크 진단 및 평가,부패 방지 목표 수립, 모니터링 등을 거쳤다. 동아에스티는 부패방지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부심사원 24명을 구성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017년 10월 ISO 37001 도입을 결정하고, 총 5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인증을 추진 중이다. 협회는 각 회원사 인증에 따른 영향력과 결과를 조사해 업계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베이트를 근절해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 내에 뚜렷하다”며 “소비자들에게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