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코카콜라의 하얀 곰을 기억하시나요?

입력 2018-02-21 14:04 수정 2018-02-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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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랩 김성훈 대표

어릴 적 ‘콜라’라는 음료수는 내게 신비한 존재였다. 이가 썩고 건강에 좋지 않다며 부모님이 절대 사주지 않던 음료수, 콜라는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먹고 싶은 음료수가 됐다. ‘콜라’ 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 바로 하얀 곰이었다. ‘왜 저 곰은 콜라를 마시지?’ 라는 뜬금없는 궁금증에서 출발한 다양한 호기심들은 지금 내가 ‘마케터’라는 일을 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추운 곳에 사는 곰도 콜라를 먹는다니!’, ‘하얀 곰과 검은 콜라의 대비가 재밌군!’ 하면서 코카콜라 광고가 눈에 띌 때마다 시선이 여러 갈래로 뻗었다.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이제 하얀 곰은 ‘코카콜라라는 브랜드의 상징’ 그 자체가 돼버렸다. 그리고 나는 이제 ‘새로운 북극곰’을 만드는 일을 한다.

마케팅 의뢰가 들어오면 남들과는 다른 과정을 꼭 거친다. 바로 제품의 장·단점을 파악하기다. 다른 기획을 하지 않고 며칠의 시간을 보낸다.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고객의 시선을 훔칠 수는 있지만, 마음을 훔칠 수는 없다. 이미 탄생한 제품을 새로 연구하는 기간은 정말 중요하다. ‘나는 누구인가?’ 를 생각해볼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제품에 입혀진 옷, 브랜딩도 이 과정이 생략되면 좋은 제품도 빛날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생겼고, 나아가 ‘보이는 모든 것’이 마케팅인 시대다. 그렇기에 제대로 된 브랜딩과 마케팅 방향을 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나’를 소개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북극곰을 보고, 하얀 곰 캐릭터만 보아도 코카콜라가 생각나게 하는 힘, 그 힘은 결국 고객의 마음속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고객은 제품이 아닌 ‘콘텐츠’에 주목한다. 그림에서 영상으로, 또 새로운 아이디어로 콘텐츠는 무한히 확장하고 있다.

이에 “무슨 일 하세요?” 라는 물음을 들을 때 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합니다.”라고 소개한다. 아재랩은 패션, 영화, 카페, F&B, 글로벌 스포츠 투어 이벤트 등 다양한 영역을 맡아 진행하는 지금도 모든 일을 ‘콘텐츠화’ 시켜서 고객에게 다양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직접 만나서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사용하게 할 수는 없지만, 더욱 생생하게 고객에게 전달하는 일이 진짜 마케팅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하얀 곰처럼 브랜드의 상징성을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다음 단계의 브랜딩을 꿈꾸고 있다.

장점이 있는 제품은 많다. 하지만 ‘나다움’이 없다면 수많은 콘텐츠 사이에서 고객들에게 쉽게 사라지고 만다. 코카콜라의 하얀 곰처럼 당신의 브랜드에 새로운 상징성을 갖는 날이 오길 바란다. 마케팅은 고객의 마음을 훔치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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