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76조8500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시총에서 20.22%를 장악했다. 지난달 말 현대차를 시총순위에서 제친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합세하면 삼성전자의 코스피 시총 비중은 22.57%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코스피 지수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 들어 코스피 전체 시총은 연초 1308조420억 원에서 이날 1340조7770억 원으로 32조7350억 원 늘었지만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의 시총 증가분을 제외하면 7조 원 증가에 그친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코스피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 독주 현상이 강해지면서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코스피 지수의 보조 역할을 할 새로운 지수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특정 종목에 의존하는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유통 주식수를 기준으로 가중평균한 지수 등이 그 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를 코스피 지수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코스피가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반영한 종합주가지수인 만큼 우리 경제의 삼성전자 의존도를 그대로 나타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 나라의 산업구조와 종합주가지수에 포함된 상장기업의 업종 비중은 유사한 구조를 가져야 한다”며 “만약 삼성전자를 인위적으로 제외할 경우 우리 경제와 코스피의 연관성이 사라지면서 종합주가지수의 의미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론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근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보통신(IT)주와 대형주·수출주에 흐름이 좌지우지될수록 되레 코스피 상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내수경제 회복이 실현되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이나 중소형주의 수익률 갭을 메우면서 고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