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가계(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서 늘 상투만 잡았다. 늘 들어가서 손해를 보고 ‘주식투자는 나쁜 것’이라는 트라우마를 갖고 몇 년간 안 하게 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가계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는 흐름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지난 43년간 코스피 지수는 국내 가계 자금이 유입된직후 중기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반전해 왔다. 은행 정기예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었던 1999~2000년 ‘바이코리아’ 펀드 붐, 2007년 ‘브릭스 펀드’ 열풍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증시가 조정국면을 겪으면 가계는 다시 안전자산을 찾게 되고 손해를 입은 채 돈을 빼서 은행에 넣었다.
반면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지수는 장기적으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김 부장은 “코스피 지수가 만들어진 1972년 이후 43년 동안 연간 상승한 횟수는 29번으로, 하락한 횟수는 14번”이라며 “상승할 확률이 떨어질 확률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코스피 지수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이유에 대해 “명목 GDP가 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주가는 결국 성장률에 의해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 경제가 역성장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것. 실제 한국의 경우 경제개발시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해는 1980년(2차 오일쇼크), 1998년(외환위기) 뿐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그는 “예외적 경우가 아니라면 주가는 기다리면 오르는 함수”라며 “시장이 나쁠 때도 투자를 멈추지 않아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환위기 이후 한국경제의 분배 구조는 기업 중심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며 “주주가 되는 것은 기업의 부를 공유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외국인의 장기투자성과를 예로 들었다. 김 부장에 따르면 1992년 한국 주식시장을 외국인에게 개방한 이후 외국인은 66조2000억원을 순매수한 뒤 현금배당으로 59조4000억원을 받아갔다. 배당으로만 본전을 거의 찾은 셈이다. 주식시장 개방 이후 외국인의 수익률은 770.6%로 코스피 평균수익률(248.2%)의 3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