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녀 · 뇌섹남, 고스펙=섹시하다고? [이꽃들의 36.5℃]

입력 2015-03-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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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캡처)

바야흐로 ‘뇌섹남’, ‘뇌섹녀’란 단어가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무엇인고 하니, ‘엄친아’, ‘엄친딸’로 불리던 고스펙(高+Specification)자들이다.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라는 토크 예능 프로그램이 등장하는가 하면, ‘택시-뇌섹녀 3인방 특집’이 화제를 모았다. 즉, 뇌가 섹시하다는 수식어로 전면에 등장한 스타들은 전현무, 하석진, 김지석, 타일러 라쉬, 신아영, 윤소희, 남지현 등이다. 하버드 대학교, 카이스트,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공대 등 모두 국내외 명문 학교 출신이다.

방송 이후 이들은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출신 학교에 대해 네티즌은 관심을 높였다. 물론, ‘뇌섹남’, ‘뇌섹녀’라 통칭되는 이들은 빼어난 일명 ‘공부 머리’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이를 십분 활용해 명문 학교에 입학한 것도 물론이다.

그러나, 명문 학교 출신이라는 점이 과연 ‘뇌가 섹시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할 수 있는지 강한 의구심이 든다. 우리에게 깊이 뿌리박혀 있는 천박한 학벌지상주의다. 섹시(Sexy)하다는 말은 즉, 성적 매력을 풍긴다는 뜻으로 일반적으로 몸(Body), 얼굴(Face) 등 사람의 외모에 대해 쓰였다. 이제는 그 용례가 사람의 뇌로 옮겨진 것이다. 이는 몸의 섹슈얼리티에서 벗어난 확장된 의미로, 보다 긍정적이며 진화한 가치를 지닌다.

대중매체는 이를 적극 내세움에 따라, 대중에게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이 지금의 우리 미디어가 제시하는 ‘뇌섹남’, ‘뇌섹녀’의 용법은 안타깝기만 하다. 지식인(知識人)은 늘어나고, 지성인(知性人)은 찾아보기 힘든 사회다. 지식인은 대우 받고, 지성인은 천대 받는다.

“지식인이란 자기에게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사안에도 간섭하는, 아니 간섭해야 하는 사람이다.” 철학자 사르트르는 명저 ‘지식을 위한 변명’에서 지식인의 역할을 이렇게 정의했다. 최소한 지성인의 양식을 지향하지 못 할지언정,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물신만능주의 토양 아래 이기주의가 팽배한 국내 현실이다. 가장 인간 본위적인 섹시함 또한 학벌로서 줄 세우고 있다. 이를 우리 미디어가 앞장 서 확대 재상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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