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경기침체 가능성 25%로 높여...“연준, 금리 올해 3차례 내린다” [미국 ‘R의 공포’ 본격화]

입력 2024-08-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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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상황 안 좋으면 금리 0.5%p 인하”
M7 시총, 몇 주 새 1조 달러 넘게 증발
안전자산 수요↑…미국 국채 금리 급락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도 시장에 영향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높였다. 이들은 위험이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분석했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글로벌 시장이 흔들렸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내년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 15%에서 25%로 상향했다. 보고서는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괜찮다”며 “주요 금융 불균형도 없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많아 필요하면 빠르게 인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여전히 경기침체 위험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노동시장 냉각 등 경기침체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9월과 11월, 12월 총 세 차례에 걸쳐 연준이 금리를 각각 0.25%포인트(p)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일자리 성장이 8월 회복하고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충분한 대응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다만 8월 고용지표가 7월만큼 약하다면 9월 0.50%p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의 경우 이미 9월 0.50%p 인하로 전망을 수정한 상태다.

시장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미국증시 랠리를 주도한 빅테크 7개사인 매그니피센트7(M7)은 최근 몇 주간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1조 달러(약 1358조 원) 넘게 증발했다. 특히 그간 인공지능(AI) 개발 기대감에 빅테크를 매수했던 투자자들은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자 AI가 기업 수익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급락하고 있다. 지난주는 10년물 미국채 금리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주간으로 집계됐다. 금리는 3.795%까지 하락하면서 4%마저 붕괴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하는데, 투자자들이 주식보다 안전한 국채에 몰리면서 금리가 내리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단위 %. 2일(현지시간) 종가 3.976%.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단위 %. 2일(현지시간) 종가 3.976%.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고 있는 점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를 통해 저금리로 조달한 통화를 다른 국가 채권 등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면서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게 된 것이다. 엔저에 몰렸던 투자자들이 지난주 일본은행의 금리 정상화에 맞춰 자금을 본국으로 회수하면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올랐다. 그만큼 다른 자산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일례로 멕시코 페소는 5일 엔화 대비 6% 넘게 급락하면서 출렁거렸다.

BMO자산운용의 마영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적 약세와 연준의 행동이 뒤처지게 됐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투자 열기가 잦아드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사 언리미티드의 보브 엘리엇 최고경영자(CEO)는 “전반적으로 금융 시장에서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며 “이로 인해 거시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는 연쇄 효과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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