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생활비 부담에 크리스마스 쇼핑 위축...미국은 ‘슈퍼 토요일’

입력 2023-12-25 15:57 수정 2023-12-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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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크리스마스이브 쇼핑객 수 전년 대비 20% 감소
독일 하위계층 4분의 3, 식료품 구매 절약 계획
스웨덴은 윈도 쇼핑에 더 많은 시간 할애
미국, 연말 소비지출 1260조원…사상 최대 전망

유럽과 미국 경제가 엇갈린 크리스마스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유럽은 경기침체 우려 속에 쇼핑 활동이 위축했지만, 내년 경제 연착륙을 기대하는 미국은 황금연휴를 만끽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정보분석 업체 MRI소프트웨어를 인용해 이날 오후 5시까지 크리스마스이브 기간 전국 소매점 방문객 수가 지난해 대비 20.6%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전주 대비로는 6.8% 줄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3분의 1가량이 감소했다.

시내 중심가 방문객은 14.8%, 쇼핑센터 방문객은 3%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MRI소프트웨어의 제니 매슈스 마케팅 담당자는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모든 곳에서 방문이 줄었다”며 “올해는 생활비 위기가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영국 가구 지출은 평균 550파운드(약 91만 원)으로 전년보다 70파운드 늘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실제 가치로 따지면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의 소비를 누리려면 추가로 20%를 더 지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소매협회에 따르면 소매업체 대부분에 있어 12월 판매는 1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올해는 많은 업체가 팬데믹 때와 달리 주말에도 영업시간을 정상적으로 운영했음에도 쇼핑객의 발걸음은 줄었다. 이는 영국이 내년 경기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두려움이 커진 탓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짚었다.

▲영국 런던에서 23일(현지시간) 장바구니를 든 쇼핑객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23일(현지시간) 장바구니를 든 쇼핑객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쇼핑 위축은 유럽 전역에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가 최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독일 소득 하위 계층의 약 4분의 3은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식료품 구매를 절약할 의사를 내비쳤다.

스웨덴에서는 쇼핑객들이 상품 구매 대신 눈으로 만족하는 윈도 쇼핑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웨덴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지출은 최근 5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 CSA는 올해 자국민의 크리스마스 지출 예산이 인당 평균 549유로(약 79만 원)로, 전년 대비 19유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미국은 경제 연착륙 기대 속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살아났다. 전미소매협회(NRF)는 23일 온·오프라인 쇼핑객이 1억4200만 명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마지막 ‘슈퍼 토요일’로 기록된 2017년 12월 23일 집계된 1억2600만 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또 NRF는 11월과 12월 연말 쇼핑시즌 지출이 지난해보다 3~4% 증가해 최대 약 9666억 달러(약 1260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의 경우 9295억 달러였다.

CNN방송은 “슈퍼볼은 잊어라. 연말 쇼핑객들에게 이번 슈퍼 토요일이 올해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라며 “블랙프라이데이(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 이후 가장 바쁜 쇼핑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내년 기준금리 3회 인하를 시사하면서 미국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최근 공개된 물가 지표도 예상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오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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