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자금조달 어려워”…중국 기업, 본국 회귀 본격화

입력 2020-06-04 14:21 수정 2020-06-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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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이즈·징둥, 6월 홍콩증시 2차 상장…중국 정부도 유력 기업 지원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미·중 갈등이 더 격화하면서 미국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의 본국 회귀가 본격화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인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게임업체 넷이즈와 인터넷 쇼핑몰 징둥그룹(JD닷컴)이 이달 홍콩증시에서 2차 상장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홍콩에서 공모를 시작한 넷이즈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넷이즈는 중국 2위 게임업체로, 오는 11일 약 1억7000만 주의 신주를 발행해 최대 212억 홍콩달러(약 3조3300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넷이즈는 2일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주당 최대 126홍콩달러로 설정하고 모집을 시작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이미 목표 대비 약 44배 많은 개인투자자가 몰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넷이즈의 인기에 대해 “알리바바그룹홀딩에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설마 동등한 인기를 끌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징둥도 이달 안에 홍콩거래소에 상장, 200억 홍콩달러 안팎의 자금을 확보하는 것을 염두에 뒀다.

두 업체 모두 중국과 홍콩 투자자에게 매우 친숙한 서비스를 제공해 인지도가 높다. 또 코로나19 감염 확대로 게임이나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도 홍콩증시 상장에 순풍을 불고 있다. 징둥은 나스닥에서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60%, 넷이즈는 30% 각각 상승했다.

지난해 미국에 이어 홍콩에 2차 상장한 알리바바 IPO가 성공했던 것도 이들 기업에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 정부도 두 기업의 홍콩 상장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매체들은 연일 이들의 상장과 관련된 정보를 전하면서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다. 정부는 본토시장 상장 기준을 완화하는 등 자국으로의 복귀를 촉구한다. 미·중 틈새에 있는 넷이즈나 징둥이 리스크 방지를 위해 중복 상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닛케이는 풀이했다.

미·중 대립이 계속되면서 중국 기업이 미국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리는 루이싱커피의 회계부정 스캔들이 발각돼 미국 투자자들의 중국기업에 대한 불신이 단숨에 커졌다. 나스닥은 루이싱에 상장폐지 통보를 내린 상태다.

여기에 나스닥은 지난달 말 중국기업을 염두에 두고 IPO 규정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 최대 인터넷 검색업체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5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을 우려한다”며 “홍콩 중복 상장도 선택지에 있다”고 말했다.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도입으로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리는 홍콩도 중국 기업이 절실하다. 알리바바 등이 올여름 홍콩증시 벤치마크인 항셍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알리바바 편입으로 항셍지수와 연동하는 펀드 자금 31억 달러가 새롭게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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