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戰國)시대 말엽에 순우곤(淳于髡)이라는 해학과 변설이 뛰어난 세객(說客)이 있었다. 제(齊)나라의 선왕(宣王)이 위(魏)를 치려고 하자 그는 달려가 이렇게 진언했다.
“한자로는 천하에 발 빠른 명견이요 동곽준은 세상에서 아주 빠른 토끼입니다. 한자로가 동곽준을 쫓느라 산을 세 바퀴 돌고 산꼭대기까지 다섯 번 올라갔다 내려오는 바람에 지쳐 토끼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가 최근 “새정치연합은 공도동망(共倒同亡)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이 당의 혁신이 실패했다며 혁신위를 비판하자 “당인이라면 정당한 당적 절차를 존중하라. 싫으면 탈당해 신당을 만들라”고 받아치면서 한 말이다.
공도동망은 원래 넘어져도 같이 넘어지고 망해도 같이 망한다...
공자는 세상을 바꿔보려고 수레를 타고 다니며 제후들을 설득했다. 이른바 철환천하(轍環天下), 당송 8대가의 하나인 한유(韓愈)의 글 ‘진학해(進學解)’에 처음 등장한 말이다. 그렇게 다니면서 공자는 가는 곳마다 풍속과 정치, 음악을 살폈다.
논어 학이(學而) 편에 그에 관한 말이 나온다. 자금(子禽)이 자공(子貢)에게 물었다. 본명이 진항(陳亢)인 그는 공자보다는...
: ▲정현주 여성사박물관 건립추진협의회 추진위원/(사)역사·여성·미래 상임대표 ▲기계형 여성사박물관 건립추진협의회 추진위원/한양대 연구교수 ▲임철순 이투데이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김윤경 이투데이 기획취재팀 부장 ▲김민정 이투데이 기획취재팀 기자
임철순=해외 취재를 통해 많은 것을 보고 얻을 수 있었다. 이번 기획취재 기사에 대한 평가부터...
문(聞)은 듣는다 외에 소문나다, 알려지다, 아뢰다와 같은 뜻도 있다. 문인(聞人)은 듣는 사람이 아니라 이름이 널리 알려진 사람이다.
다음은 논재어 안연(顔淵)편에 나오는 이야기. 자장(子張)이 “선비는 어떻게 해야 달인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까?” 하고 물었다. 공자가 “네가 말하는 달인이란 어떤 사람이냐?”라고 반문하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라에서...
“이와 같이 나는 들었습니다. 한때에 부처님이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 대중들 천이백오십인과 함께 계셨습니다.”[如是我聞 一時 佛在舍衛國 祈樹給孤獨園 與大比丘衆 千二百五十人俱] 금강경의 시작 부분이다.
모든 불경은 이처럼 여시아문(如是我聞)으로 시작된다. 부처님이 입멸할 때 10대 제자 가운데 하나인 사촌동생 아난존자에게 이 말을 넣도록...
법구경(法句經) 술천품(述千品)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슈라바스티에 머무를 때 장자(長者) 람달이 무차대회를 열고 바라문 5000명을 공양했다. 사위성(舍衛城) 또는 사위국(舍衛國)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 장자는 5년간 엄청난 물품을 보시했다.
석가모니는 보시의 종류에 대해 1)보시는 많은데 그 복의 갚음이 적은 것 2)보시는 적은데 그 복의 갚음이...
요즘 귀로 듣는 이야기를 계속하는 중이다. 남의 말을 들을 때 생각해야 할 점은 무슨 뜻인지 똑똑히 이해하려고 하는 청사총(聽思聰)의 자세다. 논어 계씨(季氏)편에서 공자는 청사총을 비롯한 아홉 가지를 이야기했다. 이른바 군자구사(君子九思)다.
“군자에게는 아홉 가지 생각하는 바가 있다. 보는 데 있어서는 분명할 것을 생각하고, 듣는 데 있어서는 똑똑히...
이청득심(以聽得心), 남의 말을 들음으로써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어원은 잘 모르겠지만 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이 아들 이건희 회장에게 써준 휘호도 ‘경청’이었다. 그는 “사람은 잘난 순서대로 말하는 게 아니라 잘난 순서대로 듣는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사람의 말은 물론 사물의 소리도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의 집권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18년 9월까지다. 며칠 전 연임에 성공했으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 3년 더 그를 봐야 한다. 참 거시기하고 머시기하다.
많고 많은 일본의 성씨 중에서 아베는 영 기분이 좋지 않다. 한자가 다른 걸 몰라서 그러는지 아베 총리가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阿部信行·1875~1953)의 손자라고 말하는...
정치를 하든 사업을 하든 사람들의 말을 두루 들어야 한다. 한쪽 말만 듣고 판단하고 결정하면 위험하다. 그런데 실제로는 의견을 두루 듣기가 쉽지 않다.
‘관자’ 군신(君臣)편 상에는 왕이 겸청(兼聽)을 하는 구체적 방법이 나온다. “아무리 명군이라 해도 백 보 밖에서는 들을 수 없고 담장 하나만 있어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명군으로 부르는 것은 용신(用臣)을 잘해...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9가 귀와 비슷하다 해서 1962년부터 관련 학회가 이날을 기해 귀 건강검진과 홍보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귀의 기능은 소리를 듣는 것인데, 남의 말을 듣지 못하거나 잘못 알아들으면 큰 문제다. 그래서 귀를 기울여 듣는 경청(傾聽)과 예의 바르게 듣는 경청(敬聽)이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여러 사람의 말을 고루 듣고 두루 듣는 겸청...
있게 돼 기쁘다”면서 “여성박물관은 지역을 넘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므로 직원들과의 협동을 통해 박물관의 지속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기자는 다른 여성박물관도 방문했지만, 취재하고 다녀간 뒤에도 지속적으로 뉴스레터를 보내 오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히티사우(오스트리아)=글•사진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fusedtree@
히티사우(오스트리아)=글사진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fusedtree@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여성이 역사를 낳는다-세계 여성박물관 현지 취재] 인터뷰- 조라페라 히티사우 여성박물관장
"박물관은 지역 공동체 대화ㆍ소통ㆍ토론의 장"
초창기부터 재직해 온 박물관의 관장은 이곳 출신 엘리자베트 슈퇴클러(52)다. 박물관 큐레이터인 슈퇴클러...
오늘은 백로(白露). 이 무렵 밤사이 초목에 이슬이 맺힌다. 추수할 때까지 잠시 일손을 쉴 수 있어 시집간 여인이 친정을 찾는 근친(覲親) 또는 귀근(歸覲)을 가는 시기이다. 覲은 ‘뵙다’라는 글자다. 최남선의 ‘백두산근참기(白頭山覲參記)’는 백두산을 찾아뵌 기록이다.
백로에 으레 붙는 말이 갈대를 뜻하는 겸가(蒹葭)다. 시경 진풍(秦風) 겸가에 이런 시가 있다....
독일 목사 마르틴 니묄러(1892~1984)는 1차 세계대전 중 U보트의 함장이었다. 그러나 전후에는 성직자가 되어 나치의 종교정책에 저항하다가 8년간 강제 수용소에서 옥살이를 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동서 독일의 통일을 주장하며 평화운동을 한 그는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나는 침묵했지/나는...
‘팔방미인’ 소동파는 책에 대해 뭐라고 했을까. 그의 ‘이씨산방장서기(李氏山房藏書記)’를 살펴보자.
“상아, 물소 뿔, 진주, 옥, 이런 진괴한 물건은 사람의 이목은 즐겁게 하지만 쓰기에 적절하지 않다. 금석, 초목, 실, 삼베, 오곡, 육재(六材)는 쓰기에 적절하나 사용하면 닳고 취하면 고갈된다. 사람의 이목을 즐겁게 하면서 쓰기에도 적절하고 써도 닳지 않으며...
북송(北宋)의 2대 황제 태종(재위 976~997)이 학자들에게 사서(辭書)를 편찬하도록 명했다. 학자들은 태평흥국(太平興國) 1년(976)부터 7년에 걸쳐 55개 부문으로 나눈 1000권 분량의 분류백과전서를 완성했다. 당시 연호를 따 ‘태평총류(太平總類)’라고 불렀다.
송태종은 몹시 기뻐하며 매일 세 권씩 정해 1년 만에 다 읽었다. 황제가 읽었다 해서 책 이름이 ‘태평어람...
권독종일(卷讀終日), 책은 하루 종일 읽어야 한다. 세설신어(世說新語)에 “사흘만 글을 읽지 않으면 말에 이치가 없어진다”[三日不讀書 語言無味]는 경고가 있다. “하루라도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생긴다.”[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이것은 안중근 장군의 유묵으로 널리 알려진 말이다.
그러나 정 시간이 없다면 글 읽기에 적당한 여가를 활용해야 한다....
살다 보면 길을 몰라 헤매는 경우가 생긴다. 앞은 강인데, 이 강을 건너는 나루는 대체 어디일까? 공자가 제자 자로(子路)에게 “나루가 어딘지 물어오라”고 한 데서 문진(問津)이라는 말이 생겼다. 논어 미자(微子)편에 나온다. 문진은 이상적인 길을 찾는다는 뜻이다. 학제간 연구모임인 문진포럼도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단체다.
그런데 나루가 어디인지 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