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사람을 모두 남겨라"

입력 2006-07-18 09:07 수정 2006-07-1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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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헌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 논리적 업무추진력·설득력 갖춘 승부사

누구에게나 사춘기 시절의 추억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기억이든 잊고 싶은 기억이든 말이다.

올해로 창립 17돌을 맞은 기술보증기금(이하 기보)에게 사춘기 시절 기억은 '끔찍함' 그 자체였다. 정부의 벤처활성화 정책으로 지난 2001년부터 시행해 2조3000억원 규모에 달했던 프라이머리CBO(P-CBO) 보증이 도화선이었다.

경기침체마저 겹치며 2003년부터 보증사고가 급증했고, 2004년에는 P-CBO 만기 일시청산에 따라 유동성은 급속히 악화되면서 기보의 존립 자체가 기로에 섰던 시절이었다.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던 기보는 이후 인력감축, 보유자산 매각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도약을 토대를 마련했다. 내년이면 성인의 나이인 18세에 접어드는 기보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 구조조정 그리고 재도약

기보는 지난해 임원급 9명을 포함해 160명의 인력 감축을 단행하고, 임직원 연봉도 10% 반납했다. 10부 2실이었던 본점부서는 7부 2실 1원으로 축소하는 등 군살빼기도 빼놓지 않았다.

유동성 확보 일환으로 보유 부동산도 매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여의도에 있던 기보빌딩을 163억2000만원에, 올해 1월에는 이사장 공관을 5억4000만원에 팔았다. 인력개발원(감정가 109억원) 인천기평(53억원) 안산기평(61억원) 대전기평(92억원) 등도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구조조정 결과, 2004년 12.9%에 달했던 보증사고율도 지난해 10.1%로 낮췄다. 올해 말에는 9%대로 내린다는 방침이다.

또 재정경제부 선정 공공기관 혁신평가 우수, 대한민국 기술혁신경영대상 수상 등 외부로부터의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한이헌 이사장(사진)은 "적극적인 자구노력과 정부의 기금재정 안정화 대책 시행으로 기술 보증 지원의 토대를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사꾼 마인드로 변신

기보의 변신은 유동성 위기 극복만이 목적은 아니다. 관료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일반기업처럼 '세일즈맨' 의식 강화도 변신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지난해 6월 취임한 한 이사장이 강조하는 대목도 바로 '영업력 강화'다. 우선 서울과 부산으로 이원화됐던 본부조직을 부산으로 통합 이전했고, 효율적 영업활동 지원을 위한 전략영업부와 경영혁신실을 신설해 이사장 직속 전담조직을 구축했다.

영업점 6개를 인근 지점과 통폐합했고, 고정비용 발생율이 높았던 4개 지역관리센터는 아예 폐쇄했다. 기술평가센터도 영업점과 통합해 확대 개편했다. 여기에는 기술평가·보증수요 발굴 등을 총괄하는 RM지점장 10명을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한 이사장은 "본부조직은 작지만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영업조직은 집중화·대형화를 통한 영업력 강화가 조직개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보의 '세일즈맨化'는 이달부터 실시된 '신규업체 발굴 캠페인'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기보는 7월부터 9월말까지 3개월간 '신규업체 발굴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앉아서 상담하는 조직이 아닌 찾아가서 만나는 조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장사꾼 마인드는 영업실적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5월말 현재 총보증 지원 실적 5조6575억원 가운데 신규보증이 전년동기대비 47.3%(4236억원) 증가한 1조3183억원을 기록했다.

◆기술혁신전문 보증 기관으로 '특화'

그 동안 기보와 신보(신용보증기금)의 역할 차이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건 솔직히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중복 보증도 많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신보와 '보증업무특화 및 중복보증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토대로 기보가 만들어가고 있는 새로운 그림은 '기술혁신기업 지원 전문 보증기관'이다. 창업 5년이내의 기술혁신기업은 기보가 우선 지원하고, 벤처와 이노비즈(기술혁신형기업)은 전담 지원하는 것.

그 결과, 기보와 신보의 중복보증비율도 지난해말 52.9%에서 올해 5월말 현재 43.9%로 9.0%P 감소됐다.

또 올해 신규보증 1조3183억원 중 94% 수준인 1조2347억원이 기술혁신기업에, 67% 수준인 8363억원이 기술평가보증으로 지원되는 등 특화영역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 이사장은 "벤처·이노비즈기업에 대한 보증 및 기술평가보증이 전년동기대비 2~3배 증가하는 등 특화영역인 기술혁신기업에 대한 보증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보는 중장기적으로 2008년까지 총보증의 80% 이상을 기술혁신기업에 지원하고, 2009년까지 총보증의 60% 이상을 기술평가보증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이 성공할 때까지 적극 지원하는 '기보A+멤버스' 제도를 5월부터 시행, 이동통신중계기업체 쏠리테크를 시작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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