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간부 KT ENS 협력업체 부정대출 도왔다

입력 2014-03-1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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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대출사기 금액 1조8000여억원 확인

금융감독원 간부가 KT ENS의 협력업체 부정대출을 도와 준 것으로 드러났다.

KT ENS 협력업체들의 사기 대출에 금융감독원 팀장급 간부가 연루돼 핵심 용의자에게 금감원 조사 내용을 알려주고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협력업체들이 은행권에서 받은 부정대출 금액은 총 1조8335억원이며 이중 2894억원은 상환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사상 최대 대출사기 조직 적발이라고 서울지방경찰청은 설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KT ENS 협력업체의 사기 대출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KT ENS 김모(51) 전 부장과 KT ENS 협력업체인 중앙티앤씨 서모(44) 대표 등 15명을 검거해 서 대표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고 이들이 사기 대출에 이용하기 위해 설립한 자산유동화 전문회사(SPC) 대표 전모(38)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해외로 달아난 이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엔에스쏘울 전모(49)씨는 인터폴에 적색수배됐다.

이들은 200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463차례에 걸쳐 16개 KT ENS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1조8335억원을 부정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티앤씨 서 대표와 엔에스쏘울 전 대표 등은 대출받은 돈을 회사 운영자금이나 그전 대출금 돌려막기에 썼다. 또한 상장회사인 다스텍을 인수하고 충청북도 충주의 별장을 사들이는 한편 명품시계와 외제차를 사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데 쓴 것으로 조사됐다.

KT ENS 김 전 부장도 전 대표 등으로부터 사기 대출을 도와준 대가로 외제 승용차와 법인카드 등을 받아 쓰고 이들과 어울려 수십 차례 필리핀, 마카오 등지에서 도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한 금감원 김모(50) 팀장이 핵심 용의자인 전씨에게 금감원 조사 내용을 알려주고 해외로 달아나도록 도와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하고 있다.

김 팀장은 금감원이 조사에 착수한 당일인 1월 29일 서 대표 등 협력업체 대표들과 통화하며 조사 내용을 알려주고 이틀 뒤에는 직접 강남의 한 식당에서 만나 협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팀장은 서 대표가 2008년 230억원을 들여 구입한 경기도 시흥 농원의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 팀장을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으며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 용의자인 엔에스쏘울 전 대표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이틀 전인 지난달 4일 홍콩으로 달아났다가 뉴질랜드로 다시 도피처를 옮겼으며 이후 남태평양 바누아투공화국으로 다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씨가 경유지인 바누아투 공화국이나 제3국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인터폴과 함께 계속 추적하고 있다.

또 사기 대출 일당이 상환하지 않은 2894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대출금 사용처 등을 계속 추적할 계획이다.

경찰은 미상환액 중 2280억원은 서씨, 전씨 등이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개인적으로 쓰거나 대출 이자 등을 갚는 데 쓴 것으로 파악했으나 나머지 600억여원의 행방은 아직 쫓고 있다.

이처럼 KT ENS 협력업체들이 5년 동안 천문학적인 사기대출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금융권의 부실한 대출 관리 시스템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기대출에 이용된 KT ENS의 허위 매출채권을 발급하는 데 사용된 법인 인감도장은 아르바이트생이 보관할 정도로 허술하게 관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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