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회장 그림자 벗기’시험대 오른 김정태 회장

입력 2014-03-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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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전 회장 라인 대부분 교체 자기 색깔내기 본격화 평가

‘왕 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독자경영에 나섰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돌발 인사로 그룹내 김승유 전 회장의 라인으로 꼽혔던 인물들을 전격 교체하고 확실히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윤용로 외환은행장과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퇴진 시키고, 외환은행장에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 하나대투증권 사장에 IB부문 사장, 하나생명과 하나캐피탈 사장에 김인환·최순웅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김 전 회장의 사람들로 분류됐던 인사들의 모두 교체한 것이다. 금융계가 이번 인사에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 왕 회장과 거리두기 시작 =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김 전 회장이 고문직에서 물러난 이후 자신의 색깔찾기에 집중했다. 조직에 파열음이 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외부적으로 독자경영 이미지를 심기 위해 주력해 왔다.

사실 김 회장의 가장 큰 핸티캡은 김 전 회장의 그림자였다. 그룹내에서 왕회장으로 불릴 정도로 김 전 회장은 퇴임 이후에도 하나금융 경영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왔다.

일각에선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 회장이 연임을 향한 본격적인 내부단속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정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도 절반 이상 교체하는 등 회장직 연임을 위한 기반도 다졌다는 분석이다.

김 회장이 장고 끝에 나온 결과물은 5일 이사회를 통해 한층 더 깊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김한조 외환은행장 내정자와 장승철 하나대투증권 사장 등을 대상으로 금융지주 등기임원 포함 여부와 임기가 결정된다. 김 전 회장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는 인물들을 내정한 김 회장 입장에선 이들이 적어도 2년 임기에 등기임원에 포함돼 내년 주총에서 재신임의 지원군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인사 “김 회장이 무엇보다 지주사 사장직을 겸직하기로 것은 김 전 회장의 입김 차단막 장치로 해석된다”며“이를 통해 김 회장은 계열사 전반에 대한 장악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화통·솔직한 성격…화학적 통합 강공 = 김 회장에게 이번 외환은행장 교체는 많은 의미를 지닌다. 그에게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은 가장 큰 숙제이자 연임을 결정짓는 가장 큰 잣대다.

이런 면에서 김한조 외환은행장 내정은 또 하나의 승부수 라는 평가다. 외환은행 내부출신인데다 업무 스타일이 시원시원해 반발하는 노조를 다독이면서 하나은행과 통합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는 것이다.

김 회장 역시 화통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영업왕으로 불렸던 만큼 사석에 만나 대화를 해본 사람들은 그의 화끈한 성격과 직설적인 화법에 매료된다고 말한다.

비슷한 성격의 경영자들의 만남으로 강경 인변도의 외환은행 노조를 아우르면서 지지부진한 통합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이제 더 이상 노조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의 인가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합병 건이 첫번째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김 회장이 향후 경영과 인사에서 파격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김 회장 파격인사에도 아직까지 김 전 회장의 영향력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면서 “왕 회장 그림자 지우기 인사와 경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3일 하나고등학교 기숙사 증축식에서 “김정태 회장이 장기적인 계획 아래 인사를 단행 했을 것”이라며 “(이번 인사에 대해)김 회장과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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