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응답없는 박원순 시장- 박윤희 사회생활부 기자

입력 2013-12-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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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가 인기몰이다. 메인 테마곡인 '서울 이곳은'에서는 서울이 낯선 사람들의 심경을 "화려한 유혹 속에서 웃고 있지만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라고 고백한다. 20년 전 서울이 낯선 곳이었다면 지금의 서울은 시민에게 보다 가까이 있다. 그 중심에는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땀과 눈물이 있다.

다산콜센터 직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은 지난해 노조가 설립되는 과정에서 널리 알려졌다. "목소리가 예쁘니 사적으로 만나자", "몸으로 봉사하고 싶다" 등의 성희롱성 발언은 약과다. 노조 설립 이전에는 화장실조차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려웠다. 연차휴가도 사용할 수 없었다. 월 평균 7.5명의 직원이 퇴사하는 등 최악의 근무환경에 직원들이 시달렸지만 서울시는 이를 감추기에만 급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다산콜센터에 대한 문제에서만큼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울시는 지난 11월 15일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 감정노동 및 고용실태'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자리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이날 체불임금 문제와 폭언·성희롱 등의 근무환경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지만 책임있는 해결책은 나오지 못했다.

결국 토론회 이후에도 바뀐 것은 없다.

서울시의 다산콜센터에 대한 무관심은 취재 초기단계에서부터 드러났다. 1년 전 다산콜센터 직원들이 요구한 ‘직고용제’에 대한 논의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알고 싶어 서울시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시민봉사담당관, 조직담당관 등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만 했다. 결국 직고용제 전환에 대한 답변을 어느 누구도 해주지 못했다.

다산콜센터 노조가 "근무환경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어도 누구와 할지 모르겠다"며 "이 같은 상황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한 말이 십분 이해됐다.

연말연시를 맞아 서울시는 사회 각계각층에 대한 봉사활동에 열중이다. 그러나 정작 지붕 바로 아래의 신음소리에는 외면으로 일관한다. 박 시장은 취임 직후 다산콜센터를 한번 방문한 뒤 이후 발걸음을 끊었다. 언제까지 다산콜센터를 사생아로 버려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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