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출구전략 후폭풍… ‘엔저 가속화’가 더 문제다

입력 2013-12-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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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반등세 꺾여… 원·엔 환율 1008원대 진입 5년여 만에 최저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의 점진적 축소) 실시 여파로 인한 후폭풍이 하루 만에 잠잠해졌다. 이번 테이퍼링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태인 데다 축소 규모도 크지 않아 향후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외환당국의 우려는 테이퍼링 자체보다 엔화 약세와 원·엔 재정환율 하락에 집중되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9원 오른 1061.0원에 출발했다. 환율은 전날 장중 한때 11원이나 오르면서 1062원선까지 급등했지만 하루 만에 반등세가 꺾였다.

시장에선 이번 테이퍼링의 영향이 일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테이퍼링 이슈에 대한 학습 효과가 반영됐고 축소 규모도 크지 않아 달러화 가치가 큰 폭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아침에 보니 미국과 유럽시장이 우호적으로 받아들였다”며 “우리도 전날 주식·채권시장에서의 선물, 현물이 모두 순매수를 기록해 하루밖에 안 지났지만 시장이 잘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내년 미국의 테이퍼링 실시 여부에 따라 등락을 거듭, 1060원대 중반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테이퍼링이 시작되는 내년 1월 다시 변동성이 커지다가 FOMC 회의에 따라 8번 정도 오르내림을 반복할 것”이라며 “올해 평균은 1062원 정도로 보고 있는데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내년 말에는 1067.5원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로선 테이퍼링이 미칠 파장보다 엔저 가속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테이퍼링 실시로 엔·달러 환율이 104엔을 돌파하고 원화 절상 추세가 이어지면서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100엔당 1008.67원까지 주저앉았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당국도 엔저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은 “엔화의 약세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원·엔 재정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엔 환율이 당국의 기준보다 더 아래로 내려간다면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통화는 달러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엔화가 100엔당 1000원 부근까지 떨어진 시점에서 원화 약세 폭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엔저 기조는 한국 경제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 연구위원은 “아베노믹스로 엔저가 지속되고 있었는데 여기에 테이퍼링이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엔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직·간접적으로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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