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의 부드러운 리더십… 리딩뱅크 탈환 나선 KB

입력 2013-08-2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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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현장 두루 경험 금융통…“덩치 키울 게 아니라 힘 길러야 할 때” 기본 강조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7월 1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1층 여의도 영업부를 방문, 고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영록 회장에게 거는 2만5000여 KB금융지주 구성원들의 바람은 크다.

민·관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경륜의 소유자란 점도 그렇지만, KB금융 발전을 위한 경영철학이 구성원들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임 회장은 올초부터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혀 왔고, 결국 치열한 경합을 거쳐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내부 사장이 수장에 올랐다.

관료 출신으로 대정부 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지난 3년간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일하면서 내부 사정에 밝다는 점이 인정돼 KB금융지주 사상 처음으로 이사회(9명) 만장일치로 회장에 선임됐다.

임 회장은 기획력과 추진력을 갖춘 데다 갈등 조정력도 뛰어나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합병 이후 10년간 지속돼 온 채널 간 갈등을 조정할 최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민·관을 넘나들면서 쌓은 그의 공력이 KB금융지주의 만성적 질병을 치유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준비된 CEO = 임 회장의 이력은 정책과 현장을 두루 섭렵한 ‘금융통’으로 요약할 수 있다. 행정고시 20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줄곧 경제부처에서 일해 왔다.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금융정책국장, 제2차관 등을 지냈으며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원과 현대자동차 사외이사를 거쳐 KB금융지주 사장에 이르는 등 정책 분야와 민간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외환위기 당시 금융회사 구조조정을 지휘했고, 자유무역협정(FTA)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자본시장법 제정을 주도한 것도 그다. 임 회장이 민·관 시절 경험했던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실무 경험은 지난 3년간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각종 전략을 수립하고 경영 현안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임 회장은 KB금융지주 사장 재직 시 우리금융·한미은행·ING생명 인수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내부 의견을 적극 조율했으며 모두가 어렵다는 자사주 매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등 사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최근 금융회사의 수익이 급감하고 창조금융 등 금융권의 상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그의 다양한 경력과 금융전문성은 KB금융그룹이 위기를 타개하고 리딩 금융그룹으로 복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소통하는 CEO = 임 회장은 회장 내정 직후 KB국민은행 노동조합과의 갈등에 직면했다. 노조는 10일간 소통부재를 이유로 임 회장의 출근길을 막았지만, 그는 특유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출근 저지 투쟁을 정면 돌파했다.

다가가는 리더십이 통했던 것. 임 회장은 농성 중인 노조 지도부를 직접 찾아가 먼저 손을 내밀면서 “은행이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추진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인사는 내부 출신을 중용하되 문제를 해결하고 채널 간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 위주로 뽑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원칙적으로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을 위해 쌍방이 같이 노력하자”고 설득, 노조의 농성을 풀었다. 임 회장은 노조 문제가 장기화할 경우 KB금융그룹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 대화를 통한 속전속결로 농성 사태를 해결했던 것이다.

회장도 아닌 내정자 신분으로 노조 농성을 10일 만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황영기 회장(45일), 어윤대 회장(30일)과 비교할 때 놀라운 소통과 조정능력을 보였다는 평가다.

◇혁신하는 CEO = 임 회장은 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되자마자 첫 일성으로 ‘KB금융의 리딩 뱅크 탈환’을 천명했다. 튼튼하고 강한 리딩 뱅크의 지위를 확고히 해 2만5000여 임직원들의 자존심을 살리는 일에 전력을 쏟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 것. 이를 위해 KB금융의 체질 개선을 첫 번째 과제로 꼽았다.

임 회장은 “경기 침체로 인한 부실 여파가 태풍처럼 몰려올 것”이라며 “덩치는 커져 있는데 힘이 없으면 바람에 쓰러질 수밖에 없어 지금은 덩치를 키울 때가 아니라 힘을 길러야 할 때”라며 기본으로 돌아갈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제일 잘하는 리테일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리딩 뱅크의 확고한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기존 6명이던 부사장을 3명으로 줄이고 사장 직제 및 CSO 직제를 폐지해 조직 슬림화를 추진했다. 계열사에 대해서도 사소한 간섭과 통제를 배제하고 지주의 권한을 ‘업무조정 및 지원’으로 명확히 해 금융그룹 전체의 효율성 제고에 만전을 기울였다.

◇KB금융의 나아갈 길 = 임 회장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경영을 통해 그룹의 체질을 개선하고 국내 최대의 3000만 고객과 1200개가 넘는 영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고객 서비스와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경영 성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 이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잘하고 있는 분야에서는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대하고 열세인 분야에서는 다방면의 노력을 통해 건실한 KB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 직원의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했다.

또 성장이 정체된 국내 금융산업의 활로를 찾기 위해 해외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되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과 동반 비즈니스를 모색하는 등 시간을 갖고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피력해 그가 임기 내 남길 족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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