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처음으로 주식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농심을 제친 가운데 주가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 3위인 삼양식품은 주가마저 뒷걸음질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뚜기는 전일대비 2.21%(8500원) 오른 39만3500원으로 전일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의 주가는 1년전인 지난해 7월30일에 비해 145.94%나 급등했다.
오뚜기는 라면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올들어 연일 신고가를 다시 썼다. 4월 이후 잠시 하락했지만 실적 호조에 힘입어 다시 40만원 돌파를 노리고 있다. ‘참깨라면’의 인기를 등에 업은 오뚜기는 삼양식품을 제치고 10년 만에 점유율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농심은 지난 4월17일 36만2000원으로 신고가를 썼지만 이후 부진을 거듭해 당시보다 3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한 상태다. 압도적인 라면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오뚜기의 상승세에 비해서는 처지는 게 사실이다.
삼양식품은 라면주 3인방 중 가장 부진하다. 올 들어 10%이상 빠지며 지난해 8월 기록한 신저가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라면 부문에 대한 우려가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 라인업이 타사 대비 적은 상황에서 스테디셀러 제품의 판매는 여전하지만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을 기반으로 선전했던 나가사끼짬뽕 등의 인기가 식자 실적 우려까지 낳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대형 한인마트가 LA연방지방법원에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등 라면 4개사와 이들 회사의 현지 법인에 대한 집단소송 진행 승인을 요청했다는 소식에도 이들의 주가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이다.
소송이슈 후 오뚜기는 24일 37만30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 31일 39만3500원으로 6거래일만에 2만500원(5.5%)이 올랐다. 반면 농심과 삼양식품은 소폭 하락 했다.
이는 농심이나 삼양식품에 비해 라면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만큼 최악의 경우가 발생해도 충격이 상대적으로 적고 오히려 시장 점유율 상승 기회가 될 것이란 설이 퍼졌기 때문이다.